*진조위 차원에서 두 개의 글이 게시되게 된 배경을 설명드립니다. 우선 입장문은 진조위원 모두가 합의한 내용으로 위원회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입니다. 다만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의견 차이가 있어 두 개의 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글의 제목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3인은 글의 제목을 ‘사과문’ 혹은 ‘입장문 및 사과문’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위원들은 ‘입장문’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진조위가 저지른 잘못의 범주에 대한 인식이 달랐습니다. 사과문에 명시된 잘못에 대해 3인 외 다른 위원들은 여러 이유로 진조위의 명의로 사과할 내용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럼에도 3인은 해당 내용이 학우들에게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글을 올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사회대 학우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제38대 사회대 학생회 운영위원회 소속으로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전) 나침반 학생회장 서영인, (전) 한길반 학생회장 류한상, (전) 알반 학생회장 금선호입니다.

2020년 제38대 사회대 학생회는 9월 중순 ‘2020 사회대 내 신체 및 언어/정신적 폭력에 대한 사건‘을 접수하였고 저희는 각 단위의 대표자로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앞선 진상조사위원회의 입장문 내용처럼 저희는 조사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덧붙여 각 단위의 대표자로서 사과드릴 것이 있기에 추가적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우선 대표자로서 대다수 학생을 대표할 만큼의 대표성을 지니지 않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회장 선출 과정이 결코 대다수 학생을 대표할 만큼의 대표성을 부여하지 않는 현 상황 속에서 저희가 오직 회장이라는 이유로 각 단위의 대다수 학우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민주적 정당성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주제넘은 자의적인 시각이 아닌 다수의 학우가 납득할 만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공동체 학우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 이하의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저희가 ‘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 결론이 학우분들을 대표하는 의견으로 비치게 했습니다. 졸속 보고서가 여러분을 대표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대표자로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두 번째로, 회칙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신중하지 못하였습니다. 형법은 엄격 해석의 원칙에 따라 성추행/성폭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대 반(反)성폭력 회칙은 비교적 폭넓게 성폭력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反)성폭력 회칙은 자칫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현행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매우 조심스럽게 다뤘어야 합니다. 또한, 저희는 사법적/학술적 권위도 없는 일반 학우에 불과하며 앞서 언급했듯 제한적인 대표성을 띠고 있으므로 사건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부족한 스스로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건을 평가하는 행위의 무거움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진조위원이라는 자리를 가볍게 생각하였습니다. 결국 자의적인 판단으로 졸속인 보고서를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희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조심스러운 해결방안을 모색했어야 합니다. 회칙은 공동체적 해결을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저희는 사실상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보고서로 당사자들의 사회적 낙인을 초래했습니다. 당사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세 번째로, 보고서 공개를 강행하여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만들어냈습니다. 보고서가 공동체적 해결 방안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발생할 피해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과 수단이 부족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를 강행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공동체적 해결 방안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후 사건 관계자분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문제는 저희의 역량 부족으로 인하여 피해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책임질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말로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밖에 드리지 못하는 저희의 무능함이 정말로 부끄럽습니다. 혹시라도 부족한 저희가 책임질 방법이 있다면 즉각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역량으로 인해 저희가 대표하는 분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책임지지 못할 것을 책임지려 한 저희의 우둔함과 부족함에 사과드리며 차후에도 구성원의 부족함이 공동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대 학생회의 권한 범위 검토 등 제도적인 보완 방법을 고민하고 현 학생회와 공유하겠습니다.

여러분을 함부로 대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2021.01.26.
(전) 나침반 회장 서영인, (전) 한길반 회장 류한상, (전) 알반 회장 금선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