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 진상조사위원회에 대한 사회대 연석회의 질의서


*사회대 연석회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진조위 내부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여 진조위원 4인(전 사회대 학생회장 서혜지 외 3인)과 진조위원 3인(전 나침반 회장 서영인, 전 한길반 회장 류한상, 전 알반 회장 금선호)로 나뉘어 답변을 작성하였습니다. 3인의 글은 서영인 씨가 대표로 작성하였고, 류한상, 금선호 씨가 쓰인 내용에 대해 동의하였습니다.

가. 보고서 상에서 신상 스크리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맥락 내지 경위에 대해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사자 동의 여부나 확인 경과에 대해서도 이 항목에서 기재 바랍니다.)

-서혜지 외 3인: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신상에 대한 부분을 유의하고자 여러차례 검토를 거쳤습니다. 계속적인 검토 과정을 거쳤음에도 신상 스크리닝이 미흡했다는 것을 게시 이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아예 신상스크리닝 자체에 대한 인지가 없이 작성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보고서 작성이 진행 중임을 사건 당사자 분들에게 계속적으로 공유하고 있었으나, 최종보고서는 게시 이전에 사건관련자들에게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진조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보고서 게시까지 이뤄진다는 사실에 대해 사건 당사자분들은 동의하고 진조위에 참여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신상 스크리닝은 최종 보고서를 사건 관련자들에게 최종게시 이전에 공유를 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하여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서영인, 류한상, 금선호: 본 보고서의 최종본은 구체적인 내용부터 공개까지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보고서입니다. 최종보고서 원문은 가해 지목인의 경우에만 사건 개요까지 일부 공개했으며, 그 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보고서 게시 직전에 당사자들에게 명시적인 동의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조사 초에 당사자들께 보고서 작성을 안내했다는 명분으로 보고서를 일방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위 과정은 일방적이었기 때문에 가해지목인과 피해호소인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더 자세한 맥락은 진상조사위원장께서 말씀해주실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 보고서에 미비한 점이 있다는 내부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게시가 진행된 경위에 대해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 서혜지 외 3인: 미비한 점 중 신상 스크리닝 부분은 인지 못한, 분명한 잘못입니다. 내부적으로 신상 스크리닝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보고서 검토 과정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최종보고서 게시 이전에 사건관련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공유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여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내용적 편향성이라는 미비함에 대한 설명입니다. 사건 규명 및 한계 부분이 가치판단의 차원에서 해석과 여론이 갈릴 수 있다는 지점은 내부에서 인지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지는 사건을 규명하고 한계점을 명시할 때 고려할 대상이기는 하지만 주된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목적은 사건에 대한 공동체적 해결이지,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여론을 막는 것, 혹은 특정한 여론에 합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조위 내부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작성하는 것이 더욱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서영인, 류한상, 금선호: “가"와 마찬가지로 경위와 관련한 내용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진상조사위원장님께서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편향성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혜지 외 3인: 편향성을 배제하기 위해 모든 참고인 조서에 있어서 가해지목인과 피해호소인을 각각 가해자와 피해자로 선규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고 안내한 바 있으며, 내부의 논의도 편향성이 없어야 함을 알고 진행했습니다. 진조위에서는 양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진행했습니다. 사건 당사자 양측이 동의하는 부분은 동일하게 실었으나, 이견이 있는 부분에 있어서 양측의 입장을 모두 작성함으로써 최대한 편향되지 않게끔 했습니다. 진조위에서는 충분히 다방면의 고려를 하고자 했고, 특정인에게 편향된 내용으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조사의 과정이 특정 입장에 유리하게 흘러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한 설명입니다. 조사의 과정에서, 한 측에서는 진술의 일관성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발견되어 그 일관성을 검증하는 쪽으로 조사의 분위기가 흘러가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한 측은 기존에 제시하지 않은 근거들을 조사의 현장에서 새롭게 제시하는 전략을 사용해 그것들을 확인하는 분위기로 조사가 진행되기도 하였습니다. 즉, 이는 각 측의 증거제시 차원에서 발생한 차이점이라 판단되는 바입니다. 덧붙여, 진상조사 진행 과정에서 특정한 사건 당사자에 대한 감정이 격해져 쉬는 시간 등의 자리에서는 비방성 욕설을 내뱉은 위원들이 있었으며, 이는 명백한 잘못에 해당하기에 다시 한 번 깊게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를 멈춰달라며 자정하는 위원들도 있었습니다. 이에, 진조위는 특정 방향으로 편향되었다기보다도 여러 가치관을 가진 인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조사를 진행했다고 판단됩니다.

-서영인, 류한상, 금선호: 저는 이 보고서가 두 가지 이유에서 편향성을 배제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했다 혹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감히 고백하건데) 편향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위원들이 몇 분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특정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 역시 저만의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저와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편향’되었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방적인 비방 및 욕설은 가치가 아니라 편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될 수 있음에도 감히 폭로하건데, 진상조사와 무관한 사적인 자리에서 조사에서 명백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 중 특정 측에 대해 편향적으로 심각한/감정적 욕설을 퍼부은 위원이 있었습니다. 즉각적으로 해당 발언을 멈춰달라고 요청하긴 했지만, 만약 제가 당사자 입장에서 보고서의 내용과 관련없이 자신에 대해 일방적으로 욕설을 한 사람이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그 내용은 편향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가해지목인의 ‘성폭력/성추행 의혹’에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낼 때, 몇몇 주장에 대해서 한 위원은 ‘이해할 수 없다’ 혹은 ‘그 의견은 틀렸다’는 식의 말투, 표정, 발언을 보여 논의의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던 모습도 종종 있었습니다. 가해지목인의 증언 및 의견에 대해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본 적도 있고요. 이런 부분은 가해지목인께서 일방적이라고 느끼실 법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하는 진조위원이 보일 법한 태도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저희 진조위는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몇몇 위원의 편향성이 숙의 과정에 아예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며 그런 발언에 대해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진조위 전체가 객관성을 보이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했다고 봅니다. 단순히 당사자분들에게 동일한 횟수만큼 연락을 했냐 안했냐가 편향성 배제를 위한 노력의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숙의 과정에서, 그리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태도에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해야만 편향성을 배제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중립적이지 못한 저희 진조위의 논의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가해지목인과 피해호소인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희 진조위의 신분적 한계입니다. 진조위에 모이신 분들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학생회에 꽤 오랜 시간 몸을 담은’ 분들입니다. ‘사회대 학생회’와 ‘학생회를 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우들’ 간 생각 및 인식 괴리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제기되어왔던 문제였습니다. 저희 회장들은 그런 문제를 인식하고 ‘진조위가 이 사건을 학생회를 하지 않는 다양한 학생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편협된 방향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라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를 쓰더라도 진조위가 사회대를 대표하는 만큼 저희가 자의적으로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희 진조위원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사회대의 극히 소수가 대표하는 ‘정의’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사법적 권위나 지식이 뛰어나기 때문에 혹은 압도적인 대표성을 학생들로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에 진조위를 맡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판결이 아닌 ‘공동체적 해결’을 원하는 것이면 합의를 추구해야지 사건을 특정한 방향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정당성 결여를 충분히 인식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대해 몇몇 분들은 ‘부끄러운 짓이다’라는 식으로 발언하였으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에 입각하여 보고서를 쓰길 바라셨습니다. (애초에 ‘부끄러움’이란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자신이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애초에 진조위가 사회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합의가 결렬된 후, 저는 진상조사위원회가 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후 논의에 잘 참여하지 않았고, 다른 많은 분들도 지친 나머지 대부분 학우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정의’로 작성된 보고서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역할 및 역량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인식 부족은 학우분들이 ‘편향적이다’라고 해석할 법한 내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자로서 너무 부끄럽고, 당사자들과 사회대 학우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라. 보고서 작성 자체가 진조위 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하게 된 근거나 배경을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서혜지 외 3인: 처음 진상조사위원회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보고서 작성을 통해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논의되었습니다. 진상조사를 하는 과정 중에 보고서의 작성보다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더 원만한 해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중재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합의가 결렬됨에 따라 진조위 1차 회의의 결정대로 보고서 작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하게 된 경위는 사실관계 규명 이후에 진상조사 결과 공개를 투명하게 진행하고자 보고서 작성 및 게시가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회대 진상조사위원회는 학내에서 진행된 다른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기반으로 진조위 활동 구성하였습니다. 선례들 역시, 작성한 진상조사보고서를 기반으로 사과문 작성 등 다른 조치를 시도하였습니다. 이에 본 진상조사위원회도 진상조사보고서 발간을 통한 사건 규명을 기반으로 다른 활동을 구상하는 것을 합의했습니다. 다른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했기에 진상조사보고서 발간을 통한 사건 규명이 저희 진조위의 최종 목표로 설정되었습니다.

-서영인, 류한상, 금선호: 저는 보고서 작성이 필요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회칙을 보시면, ‘보고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회칙에는 ‘진상 조사 결과는 평가를 위한 기반으로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되어있을 뿐입니다. 꼭 ‘보고서’ 형태를 띨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진조위는 다른 여러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보고서를 쓸지 말지에 대한 원초적인 논의조차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가 얼마나 졸속으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사안인데, 기초적인 논의조차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습니다.

회칙에 ‘진상 조사 결과’는 ‘그 자체로 평가가 아니’며 ‘일어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사건이 문제적인지, 문제라면 어떤 점에서 문제적인지’, ‘누가 얼마나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전적으로 공동체에 맡겨야 한다고 권고되어 있습니다. 즉, 학우들에게 공개되는 ‘진상조사 결과’는 해당 사건이 ‘문제적인지 아닌지’조차 담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행동이 ‘학생회 내의 어떤 회칙에 의거하여 성폭력에 규정된다’라는 판단을 내린 것 자체가 사건에 대한 평가였고, 월권이었으며 회칙 위반이었습니다. 회칙에 의거하면, 사건에 대한 평가는 위원회가 아닌 사건 경위를 이해한 공동체가 내릴 판단입니다. 즉, 대놓고 평가가 담긴 저희의 보고서는 회칙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반드시 필요할 만한 근거도, 배경도 없었습니다. 저희가 자의적으로 회칙을 해석하고 판단한 것입니다. 하물며 형법조차 성추행과 성희롱에 대해 엄격히 정의하고 있는데, 아무런 지식과 자격이 없는 저희 진조위가 자의적으로 회칙을 해석하여 사실상 월권인 ‘판단과 처벌’을 내린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제가 회칙에 대해서 잘 알았다면 관련 내용을 미리 비판했을 것인데 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결코 “난 방치를 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저도 보고서 외에 다른 대안을 주장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와서라도 잘못한 것은 다같이 잘못했다고 인정 좀 하자”라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자의적인 해석에 대해 사과하고자 실명 사과문을 썼다는 점을 밝힙니다. 보고서로 사실상 당사자들에게는 사회적 낙인을 찍어놓고 익명 뒤에 숨어있는 것도 부끄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마. 공동체적 해결의 의미에 대한 설명 없이 보고서 상에 사건 규명과 사건에 대한 판단만 들어간 이유에 대해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서혜지 외 3인: 보고서에 만약 공동체적 해결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공동체적 해결을 목표로 하는 과정 속에서 보고서가 모든 것의 최종적인 절차로 공동체적 해결을 완성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확하게 문제상황과 우리의 판단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모든 논의의 맥락을 서술하기에는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영인, 류한상, 금선호: 공동체적 해결에 대한 의미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진조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공동체적 해결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회대가 ‘공동체적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반 성폭력 학생회칙 제3장 제8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동체적 해결이 의미하는 바가 ‘공동체적 토론과 실천을 통해 공동체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면 적어도 토론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놓는 게 학생회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사자 간 갈등을 합의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하지만 보고서는 토론은커녕 ‘낙인과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진조위가 당사자 간 합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보고서 작성을 통한 공동체적 해결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함부로 사건에 대해 평가하여 강압적이고 권위적으로 성폭력을 규정하려고 한 진상조사위원들의 도덕적 자만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평가를 대부분의 학우들이 받아들이면 그것이 공동체적 해결이지 않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이 ‘보고서에 공동체적 해결의 의미에 대한 설명 없이 사건 규명과 판단만 들어간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가 받아들이질 않는데 이게 어떻게 ‘공동체적 해결’이겠습니까. 그리고 의도를 막론하고 저희가 대표하는 공동체가 저희가 대표자로서 내놓은 결정에 대해 타당한 지적과 비판을 한다면 마땅히 머리를 숙여야지 변명하기 급급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질문과 별개로, 저희 3인은 결코 ‘보고서가 의미하는 것의 반대가 곧 진실이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애초에 거짓이고 진실이고, 정의고 부정의고, 성폭력이고 아니고를 판단할 만한 역량과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었다는 것입니다. 저희 진조위는 스스로에 대한 역할 인식을 명확히 하여 최소한 그 사건을 어떤 특정한 의미로 규정하는 듯한 접근을 취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러한 접근을 기반으로 한 졸속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그걸 실패한 나머지 가해지목인과 피해호소인 및 사회대 학우 모두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제대로 책임도 못 지면서 함부로 책임지려 했습니다. 제대로 대표하지도 못하면서 대표하려 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특정인이 진조위를 주도하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도, 3인도, 진조위 전체도 다 모자라고 게으르지만 자만심은 넘치는 학생들이었을 뿐입니다. 저와 의견을 달리 하신 분들 중에서도 조사에 열심히 참여하시며 엄청난 책임감을 보여 제가 오히려 부끄럽도록 만든 분들도 여럿 계셨습니다. 자칫 편가르기처럼 보일까봐 조용히 사과문만 올리려 했으나, 맥락에 대한 질의가 있었던 만큼 성실하고 솔직하게 답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조위원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