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교육환경개선협의회 출사표


<교육의 권리를, 생활의 권리를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갑시다!>



학생부학장님, 교무학장님과 학생회장단 및 단운위원들이 참여하는 <2016 상반기 교육환경개선협의회>가 오는 5월 13일(금) 교수회의실에서 개최됩니다. 교육환경개선협의회(아래 교개협)는 2011년부터 만들어진 우리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기구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교개협은 학장단이 학우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협의체로 축소된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 32대, 33대 사회대 학생회에서 각 학과의 요구안을 모아 학교에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장단은 ‘관련 예산이 부족하다.’, ‘학장단의 생각과 다르다’, ‘학생회와의 소통은 예외적인 것이다.’라며 학우들의 목소리를 일축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는 정당합니다. 학교는 교수, 학장단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째, 우리는 2000년대 초반, 사립대의 50% 정도 수준이던 등록금이 75% 정도 수준으로 높아져 가는, 국립대 중 가장 높은 등록금 수준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등록금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늘 예산이 부족하므로 학생 측 의견을 들어줄 수 없다고 답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예산이 부족한지 아닌지, 전체 예산이 어떻게 분배되고 있는지, 그리고 각 예산은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 본부 산하 동아리의 회계 내역을 열람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우리의 등록금으로 만들어진 예산 역시 방만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사회대 학장단은 학과 사무실의 자체인력을 감축한 결과 연간 1억 원을 ‘절약’하였습니다. 학우들의 불편, 직원과 조교의 업무 과중을 제물로 얻어낸 이 금액은 다른 곳이 아니라 교수연구비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미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수도 축소되어 가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인 시간강사를 양산하여 수업을 싼 값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외부업체의 입점으로 학내 물가는 치솟고 있으며, 아시아연구소의 텅텅 비어있는 공간들은 기업에게 분양할 곳이므로 학우들에게 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이처럼 학교는 그 설립 목적인 교육과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축소해가면서까지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노릇입니다. 학교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기관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상당한 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윤이라는 덫에 발목을 잡혀 교육에 대한 권리, 생활에 대한 권리를 침해받고 있습니다. 학교를 운영하시는 분들께는 모든 것이 숫자로만 보이실 뿐, 학생들과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둘째, 학장단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학생들, 직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쉽사리 용납할 수 없는 비민주적인 행태입니다. 작년 교개협 자리에서 교무부학장님께서는 ‘여학생휴게실, 남학생휴게실은 휴식을 취하면서 건전한 토론을 하는 자리일 뿐, 잠을 청하는 곳이 아니다.’, 학우들이 음식을 시켜먹는 라운지 역시 ‘취식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본인의 생각을 학교의 방침인 양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교수, 소수의 학장단만이 생활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이 학교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학생이며, 직원이고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교원이 아닌 학생들이 학교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구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교육과정, 학사관리 등 교육과 연구에 대한 제반 사항을 논의하는 학사위원회, 입학금•수업료 등 재무에 대한 총괄을 담당하는 재경위원회에 학생들은 참관은 물론 참여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당장 17학번 광역 학생이 없어지는 문제와 학과 사무실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문제에서 학생들은 아무런 참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받을 교육에 대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도,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왜 우리가 받을 교육과 우리가 낸 등록금의 사용내역에 대하여 전달받지도, 목소리를 낼 수도 없습니까. 늘 본부는 몰래 정책을 만들어 놓고, 학우들이 반대하고 목소리를 내고자 하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어쩔 수 없다고 답변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사회대의 교육, 행정, 회계 업무를 보고 받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학교와 학생회의 소통은 절대 예외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2016년, 사회대에서는 학장단이 새로운 분들로 교체되었습니다. 물론 선출된 학장님, 학생/교무부학장님들은 모두 훌륭한 분들이실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대의 예산 책정, 교육행정에 가장 큰 결정권을 갖고 있는 학장단을 선출하는 데에 있어서 학생들, 직원들, 구성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011년 법인화 이후, 교수들이 학장을 직접 선출하는 종전의 방식과 달리 교수들이 선거 최다득표자를 추천한 뒤 총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현재 총장님이신 성낙인 교수님께서 구성원 선거 후순위였음에도 교육부, 대통령에 의해 선출되신 것을 생각해보면 갈수록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내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비민주적인 학교의 운영 앞에서 우리의 권리를 우리의 손으로 되찾아 와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교육, 우리가 원하는 생활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 나가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2016 상반기 교개협을 통해 학우들의 요구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우들의 요구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피움] 선거운동본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들을 실현해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를 관련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로, 학장단의 생각과 다르다는 말로, 너희는 피교육자일 뿐이라며 무시하려 한다면 학생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사업들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2011년, 처음으로 교개협을 공식적인 협의체로 인정받은 것은 아시아연구소 건설을 두고 싸운 수많은 선배 학우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2년, 13년 교육의 권리, 생활의 권리가 조금이나마 보장되었던 것 역시 많은 학우들의 관심과 싸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학우들의 목소리가 학교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학우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관심 가져주시고, 앞으로 있을 교육권 관련 사업들에도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34대 관악 사회대 학생회 [피움]

학생회장 최우혁, 부학생회장 배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