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대학 제 28대 학생회장 선거 2차 유세 속기록

2009년 11월 23일 늦은 5시

(5분 늦게 시작함)

 

 

 

구현 : 네 사회대 2차 유세에 참가해 주신 학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마지막 유세인 2차 유세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민중의례 >>

 

구현 : 지난 2주 동안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제 선거운동도 막바지에 다다랐고, 2차 유세와 오늘 12시까지 선거운동을 하실 수 있어요. 유세 이후에는 선거운동을 안 하시겠죠. 이제 드디어 길고도 짧았던 선거운동을 마치게 됩니다. 그 동안 많은 학우들 만나시면서 다양한 이야기 풀어냈다고 생각하고요. 그 결과가 투표 기간 동안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결과 나오기를 기원합니다. 우리의 맥박 광장에 뛰다, RE-VIBE 선본의 선본장 양준용 학우를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준용 : 네, 또 모처럼 나왔는데요. 오늘은 제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진행자인 선본원 인 학우를 모실까 합니다. 박수로 맞아주세요.

 

홍인 : 어.. 안녕하세요. 28대 사회대 학생회장 선거 2차 유세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희는 우리 모두의 일상으로부터, 그리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갖고 계신 하나하나의 진동들로부터 시작되는 사회대라는 광장의 복원을 꿈꾸는, 우리의 맥박 광장에 뛰다, RE-VIBE 선본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선본의 선본원인 홍인이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유세 프로그램의 순서는 먼저 선본원 발언, 그리고 마임, 그리고 나서 선본장님의 발언이 있을 것이고요, 하나의 퍼포먼스와 후보님 발언이 있겠습니다.

제일 처음 모두들 기대하고 있을 새내기 선본원의 발언을 들을 건데요, 늘 수줍게 웃고 있지만 가슴속에는 뜨거운 분노를 가진 새내기 선본원, 동훈 학우를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동훈 : 누군가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자본주의가 역사의 종언이라 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서울대를 세계 10대 대학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서울을 서울시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여행 프로젝트와 서울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말들은 이른바 국민들을 대표한다는 국회에 다다르지 않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합의 없는 법인화를 반대한다는 학우대중의 목소리는 여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르네상스의 명목 하에 여전히 철거민들의 생존권들은 짓밟히고 있고, 여행 프로젝트 아래 여성 억압적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은 수면 아래로 묻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상식에 대해 반기를 들고 비판했던 대학생 학우대중들은, 더 이상 7,80년대 우리들의 선배들만큼의 여력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법인화 총투표나 지금 총학생회 선거만 보더라도, 투표조차도 성사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선배 열사들의 뜻을 기리자는 의미에서 진행되는 4.19 행사만 하더라도 200명도 채 안되는 인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법인화 토론회나 집회에서는, 늘 보이는 50명 내외의 인원만 참가하였습니다. 혹자는 이에 대해서, ‘아, 20대는 더 이상 사회의 비판세력이 되기 어렵다. 학점 따는 기계와 취업에 대해만 걱정하는 사람들이 되 버린 것이 아닌 것이냐’ 는 목소리부터, 좀 더 유하게 ‘신세대들의 참여문화가 변했어. 이제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잘 이용해서 그들의 단편적인 목소리나 노마드적인 의견배출을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되’ 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새로운 방법으로 참여를 좀 더 쉽게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모바일 투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의견표출, 그리고 저희 선본에서 내놓는 포스트잇 게시판 제도까지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참여 그 자체입니다.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 낼 것에 관한 고민보다 왜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려 하지 않을까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결국, 그것은 ‘헤게모니’의 문제입니다. 더 이상 말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분위기, 뭔가 부당하다는 생각에서 집회에서 내 목소리를 내려는 행동이 과격한 좌파 빨갱이로 몰리는 사회, 학점 따서 취업하는 데 신경 쓰지 않으면 사회의 낙오자로 몰아버리는 사회, 그것이 바로 양심의, 이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방해하는 지금의 헤게모니입니다. 우리는, 진보를 고민하고 사회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의 측면으로 다시 헤게모니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이번에 새로 우리의 목소리를 함께 광장에 뛰게 해보자, 당신의 목소리를 우리 함께 나누자는 목적의 리바이브 선본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가끔씩은 제가 현재에 잘못 맞추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68혁명, 87년 민주화 운동과 달리 지금의 사회는 더 이상 나의 이러한 생각이나 활동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고. 그렇지만, 제가 읽은 '더 레프트' 라는 책에서 작가의 마지막 말은 아직 희망을 버리기는 이르다라고 말합니다. '이때까지 좌파 200년의 역사에서 우리는 수많은 패배와 시련을 겪었다. 지금의 신자유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좌파는 힘을 잃어 보일지도, 이미 끝난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종언이 아니다. 좌파의 역사는 끝이 아니다. 사회를 걱정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좌파의 역사는 끝이 아니다.' 라고. 다시 태어남, 다시 시작하자가 아니라, 다시 우리의 목소리를 내 보자, 우리의 고민들을 내 보자고, 저는 다시 외치고 싶습니다.

 

홍인 : 네, 너무 발언을 잘 해주셔서 이제 할 말이 없네요. 그럼 이제는요... 저희가 준비한 마임을 보시겠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마임의 제목은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입니다.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 내일이 당당해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자는 뜻에서고요. 저희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 선본원 마임 >>

 

홍인 : 아, 체력이 좀 저질... (...)

다음 순서는요, 아까 잠깐 보셨던 선본장님의 발언입니다. 선본장님이 겉모습은 비록 그렇지만 (웃음) 저희 선본원들을 늘 따뜻하고 부드럽게 이끌어 주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선본장 준용 님을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준용 : 인공위성도 감지해내지 못하는 지구의 어딘가에, 누구나 갈 수 있지만 누구나 가지는 않는, 커다란 사막이 있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사막의 저 편 너머에는 은빛으로 빛나 아름다운 오아시스가 있다 합니다. 그 곳엔 달콤한 대추야자가 열리고, 하늘빛으로 파란 새들이 지저귄다 했습니다.

하루에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많으면 세 네 사람씩 사막을 건너려 발을 디뎠습니다. 하지만 그/녀들 중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 없는 사막에서 잠깐 쉬려 멈춰선 바로 그 순간, 그/녀들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평선 너머까지 모두 하얀 모래로 덮인 막막한 벌판에서, 그/녀들은 자신들이 가던 방향을 다시는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언제 길을 잃게 만들지 모르는 잠깐의 흔들림은, 제게 언제나 가장 큰 두려움이었습니다.

책 속에서, 투쟁 속에서 길을 잃은 지난 몇 년이었습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옳은 사회를 만드는 길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저의 전부였습니다. 저 서쪽 숲 너머 해방 사회 엔 즐거움과 행복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아니, 사회 변혁의 이후에도 억압받고 있는 그/녀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옳음’이기에, 해방 사회에서도 나 자신은 즐겁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흔들리지도 쉬지도 않는, 저항하는 기계가 되는 것. 그것이 꿈이었습니다. 그것만이 ‘옳음’을 지켜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었습니다.

기계는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 자신 안의 인간을 지워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 자신의 이야기들과 욕망들은 그렇게 완고한 과학의 뒤안길에서 폐허가 되었습니다. 옳지 않은 남성성과, 옳지 않은 우울과, 옳지 않은 엘리트주의와, 그 모든 것이 저의 혈관 속으로 침잠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스스로를 망치질했건만, 옳음은 늘 부서진 기계부품처럼 고철덩어리가 되어갔습니다.

망가지고 깨져, 비로소 무릎을 굽혀, 사막의 한 가운데서 주저앉아 생각합니다. 나는 정말 이 사막을 한 번의 휴식 없이, 단 한 번의 방황 없이 건널 수 있었을까. 모든 고통을 묵살한 채 죽는 날까지 걸어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었는가. 그래서 나는 이 사막에 들어왔는가. 단지 오아시스에 가 닿는 하루의 쾌감을 위해 살고 있는가. 금기시되던 질문들은 하나 둘 자꾸만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웠습니다.

저는 비록 사막 한 가운데에 있지만, 사막은 눈길과 달라 발자국 하나 남지 않겠지만, 당신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사막에서 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방향을 잃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사회 전체가 옳지 않음을 편안한 것으로 여기게 가르치는 세상에서, 개인의 신념은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 낙엽처럼 나부낍니다. 먹고 삶 자체가 노동인 사회에서 당신도 당연히 길을 잃을 것입니다. 당신도 저만큼, 아니 아름다운 당신은 저보다 더 많이 고뇌하고 괴로워 할 것입니다. 그것이 기계가 아닌, 사람의 삶이니까요.

부끄럽게도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저도 길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변명하자면, 길을 잃은 자의 삶이 거기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분명 우리의 떨림은 우리가 길을 잃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길을 잃고 주저앉았을 때에야 당신이, 제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단지 저 혼자뿐일까요. 이제야 당신이 내민 손을 받을 간절함이 생겼다 말하면, 너무 이기적인가요.

다시 한 번, 당신과 같이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더 이상은 어느 방향으로 가자고, 제가 명령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서로의 앞뒤가 아닌, 어깨가 맞닿는 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의 흔들림, ‘옳지 않음’이 폐허가 되지 않게 만들고 싶습니다. 당신과 저의 흔들림을 밖으로 꺼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나누고 보듬어주며, 상처를 치유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해 주십시오. 제 심장 박동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말하지만, 저는 사막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같이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홍인 : 네, 선본장님이 이렇게 같이 가자고 말씀해 주시고, 저희들도 여러분 모두의 진동을 듣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모두가 함께 하는 퍼포먼스를 마련했습니다. 저희가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나눠 드릴 텐데,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저희가 준비한 바가지를 터트려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박 속에 저희의 염원이 들어 있습니다, 이 박을 터트려서 우리 모두의 염원을 실현시키자는 퍼포먼스입니다.

조심해서 던져 주세요. 왜냐면 저희가 예행 연습을 안 해봤기 때문에...

그리고 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저희 다시 주우러 가야 돼요 T_T

너무 높이 말고, 적당히 여러분의 실력을 보여 주세요.

 

<< 선본 퍼포먼스 >>

 

홍인 : 엄청 안 터지네요 -ㅅ- “누가 붙인거야?!” “너무 강렬하다” “더 내려봐내려봐” “박을 낮춰 낮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는 박을 발로 차기까지... “한번더 한번더” “열어 열어” 발로 차니까 열리는 것 같더니만... 결국 강제로 여는... -_-

(플랑에는 사회대에 다시 시동을! 쿠릉!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홍인 : 사회대에 다시 시동을! 쿠릉! 여러분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저희 염원이 참 잘 이루어졌죠?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리바이브 선본 후보님의 발언이 남아 있는데요, 저는 후보님을 처음 새내기로 들어와서 신입생 OT때 처음 만났었는데... (이거 좀 이따 치울게요) 처음 뵈었을 때는 후보님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시는 분이고 뭐 그렇게 느껴졌었는데, 1년 동안 후보님 곁에서 많이 따라다니고 지켜봤는데 제가 본 분들 중에서 가장 진솔하기 공감할 줄 아시고, 가장 치열하게 행동하시는 분입니다. 특히 이번 사회대 선거 기간 중에서도 여전히 학생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고 저희와 함께 끝까지 달려와 주신 지윤 후보님을 모시겠습니다.

 

지윤 : 09년 1월, 용산에서는 5명의 철거민이 /불타죽던 일이 있었습니다.

09년 8월까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인하여 /6명의 사람들이 /어떤 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또 어떤 이는 /심장마비로 죽기도 하고, 그리고 결국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속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09년 지금 이 순간. 아직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는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그 노래들이 있습니다. 어두운 이시기, /모두가 두려워 떨고 있는 이 시기에/ 서로에 대한 눈물을, 사회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조심스레 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던 저항의 모습은 사람들이 소리치고, 자신의 일터의 노래를, 자신의 삶의 노래를 조심스럽지만 시원하게 풀어놓던 장소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07년 이랜드 여성노동자들은, 08년의 촛불은, 저의 기억 속에 어두운 밤을 조금씩 지워나가던 /빨간 불씨들이었습니다.

그런데 09년의 저항의 모습은, 웃음보다도 더 많은 눈물을 /삼켜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 아고라에 모이신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춤출 수 있는 /저항에 대한 열망이 아직 남아있다면/ 그 어둠은 절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던 그 시절들만큼.

한 명 한 명이 피워 올릴 수 있을 빨간 불씨들이 다시 한 번 어둠을 조금씩 몰아내갈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망이 아닌 그 시작을 꿈꾸고 싶습니다. 28대 사회대 학생회 선거 우리의 맥박, 광장에 뛰다 리바이브 선본의 후보 3학년 지윤, 아직도 뜨거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을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선거기간, 고요한 사회대라는 말을 참 많이 쓰고,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법인화 총투표 기간이 많이 기억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법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건네 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지난 새터 기간도 생각납니다. 고요한 사회대라고 이야기하지만, 학교가 기업화 되었을 때, 쫓겨날 학내 노동자들, 없어질 나의 전공과목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내가 배울 것들을 결정한다는 것들에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법인화 총투표 용지에 반대를 찍었던 수많은 학우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지금 어떤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까요.

때로는 답답함으로 이야기를 건네볼 때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터져나오는 답답함을 술자리 앞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툭 /던져보기도 했었습니다. 사랑에 대해서, 상처받음에 대해서, 내가 낄 수 없는 술자리에 대해서, 낄 수 없는 이성애 중심적인 대화에 대해서 답답함을 이야기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안에서도 나를, 그리고 수많은 상처받는 사람들을 공감해주던 언니들이 있었습니다. 이 언니들은, 어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까요.

고요한 사회대라면, 어딘가 숨은 법인화 반대의 목소리들을 찾아내는 시도들을 시작해야 합니다. 숨죽였던 언니들이 나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아고라 토론회로, 대안 대학평가로, 100인위로 법인화 반대의 흐름을 새맞이 기간에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언니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여학우 놀이터와 교지 발간이 필요합니다.

깊은 어둠은 우리가 가리고픈 시린 눈물을 가려주지만

다시 일어서야함을 일깨워주는 이 밤은 결코 길지 않아라.

지금의 사회대가 깊은 어둠이라면 /그 어둠을 몰아낼 불씨를 지닌/ 학우 여러분들과 다시 마주치고 싶습니다. 다양한 공간 속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선거기간 정말 많이 이야기했던 긍정이라는 단어. 서로의 고민을 긍정해줄 수 있는 시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대학이 고시만 하는 공간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어쩌면 허황되게 보이기도 하지만 정말 솔직한 바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주거 공간에 대한 바람. 내가 서있는 공동체 안에서 성폭력적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 이 바람들을 긍정할 때 그 목소리들은 법인화 반대의 길에 함께할 수 있고, 용산 참사 해결의 목소리로 나올 수 있고, 다시 사회대 내의/ 새로운 페미니즘의 물결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캄캄한 어둠의 09년, 이제 다시 도전한다는 멋진 미래들을 찾고 싶습니다. 그동안 학생회에서 어떤 시설을 얼마나 설치했는가, /자신들이 누구보다도 얼마나 잘 투쟁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아고라, 그리고 사회대 선거의 주인공은 제가 아닙니다. 바로, 2주간 끊임없이 조언해주셨던, 관심을 가져주셨던, 함께 웃고 비판해주셨던 당신입니다. 이제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마주칠 것이냐. 어떻게 상처받지 않는 만남을 찾을 것이냐를 스스로 물읍시다. 여기계신 선본원 분들, 선거기간 끊임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의 기억을 잊지 맙시다. 앞으로 더 많은 기간 동안 사람들과 마주칠 수 있기를 꿈꿉시다.

이제 당신의 시간입니다. 다시 희망을 다짐하는 노래를 찾아/ 가슴 속 깊은 자신감으로/

아무도 가릴 수 없는 눈부심으로/ 떠오르는 저 태양처럼/ 그렇게 맞설 당신과의 마주침을 기대합니다.

 

홍인 : 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저희의 2차 유세를 마치겠습니다.

 

구현 : 네. RE-VIBE 선본 이지윤 후보님의 감동적인 발언 잘 들었습니다. 투표 일정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일부터 투표에 들어가고요, 내일 화요일, 수요일, 그 다음주 월요일, 화요일 그렇게 투표 일정이 잡혔습니다. 9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고요, 사회대 정문, 라운지, 도서관, 83동 3층, 중도, 자하연, 해방터 이렇게 7곳에서 투표가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에게 알려 주시고, 꼭 투표에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동안 수고하신 많은 분들에게 박수 보내면서, 투표 일정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