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활을 연기하여야 한다. 촛불을 사수하자!!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 자신의 과오를 사과하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국정 방향에 대해 논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 살리기 = 국민 죽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경제 살리기 = 국민 죽이기’를 계속 해 나갈 의지를 명백히 하였다. 광우병 소고기 수입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FTA를 계속해서 추진해나가겠다고 하였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선 노동자들을 탓할 수 없다면서 그 ‘행동은 그만두라’ 하였다. 이름만 바꾼 공공부문 ‘선진화 = 민영화’, ‘구조조정 = 정리해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였지만, 이것이 ‘노동자․민중이 살기 힘든 나라’에 불과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신의 사과와는 달리,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 국민 죽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20~21일, 촛불의 재결집
  이러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가 기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20일~21일 촛불들은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이명박 대통령에게 주었던 시간이 헛된 것이었음을 깨닫고 다시금 투쟁을 위해 모인 것이다. 한 달의 투쟁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도, 1주일 남짓의 휴식을 통해 재충전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가열 찬 투쟁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그들의 ‘친(親)기업, 반(反)민중 정책’을 몰아내는 것이다.

‘6.26~7.6’의 농활일정을 연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시기, 대학생들은 전체적으로 6월 26일에서 7월 6일까지 농활을 다녀올 생각이다. 현재의 촛불정세를 외면하고 자기단위 조직화에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대학생들이 촛불정세의 확장을 위해 해왔던 각고의 노력을 한 순간에 ‘기만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처사이다.
  농활 추진 대학생들은 정치농활을 이야기하며 농활과 촛불정세에의 결합이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아전인수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권은 도심의 촛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주일간 촛불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 보수 언론들이 좋다고 떠들어대지 않았던가?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의 촛불을 지키지 않고 지역, 좀 더 정확하게는 농촌에 촛불을 켜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게다가 야간 시위의 주요 동력이 대학생 대오인 상황에서, 농활을 가겠다는 것은 ‘촛불의 소멸’을 자초하겠다는 것에 다름없다. 대학생 대오의 이탈은 단순히 집회 참여 인원의 감소가 아닌 ‘야간시위의 소멸’과 ‘촛불정세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며, 7월 2째 주 특별한 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지금 농활 이후 다시 촛불정세가 타오를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우리는 <‘6.26~7.6’의 농활일정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주장한다. 이 시기 우리는 정치농활보다는 촛불정세에의 결합에 집중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반드시 촛불을 사수해내야 한다. ‘촛불의 소멸’은 반격의 기회만 노리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서브권’을 넘겨줄 것이며 이는 우리를 다시금 민중을 외면한 정치 속에서 고통받으며 신음하게 만들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연기된 농활의 공백을 어떠한 활동으로 채워나갈지에 대해 논하여야 한다. 대학생들은 그 동안의 소극적 참여를 넘어선 적극적 활동으로 촛불 시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1) 서울대 총학생회를 비롯하여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이외의 의제에 대한 개입을 거부한 각 대학 총학생회들이 다시금 각종 요구안들에 대한 지지의 입장을 갖고 집회에 가야 한다. 이미 민의는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만이 아닌 ‘FTA 반대’,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교육 자율화 반대’ ‘대운하 반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비운동권 총학생회들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지지를 꺼렸던 것처럼, 위의 의제들에 대한 지지 표명 역시 ‘의견 수렴’을 핑계로 미루고 있다. 우리는 비운동권 총학생회들의 이러한 입장에 대한 공동대응으로 현 정세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빠르게 이끌어내야 한다.

  (2) ‘국립대 법인화 반대, 등록금 인상 반대, 무상교육 실시’라는 슬로건으로 시청에 천막을 설치하고, 대학구조조정과 등록금인상의 심각성에 대해 알려내며 우리의 주장에 대한 지지와 이후의 공동행동을 조직한다. 대학구조조정은 비단 등록금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폭넓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체제만 하더라도 국립대 법인화와 깊게 얽혀 있지 않은가?

  (3)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참여를 조직한다. 더불어 ‘비정규직 철폐’, ‘물가인상 저지 및 생활임금 쟁취’ 등에 대한 지지와 행동도 함께 조직해야 한다. 정부와 보수언론은 계속해서 촛불시위 참여자와 노동자계급을 가르려 한다. 노동자 조직 및 각종 시민․정치단체를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만을 외치는 순수한 시민의 뜻을 더럽히려는 불순세력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미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공격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정권의 이러한 이데올로기 공세에 맞서 노동자 투쟁에 대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계속해서 시민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물론 대학생들에게 시민들의 앞에 설 임무가 부여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명박의 반(反)민중적 정책을 막아내고자 촛불을 손에 든 시민들이 저토록 열심히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유유자적 농활을 떠날 수 없다는 것만은 우리에게 보이는 명백한 진실일 것이다.


학생사회주의정치연대(ssps.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