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회대 학생회 연석회의 측에 라운지 사용과 관련해 항의하고자 합니다.

 

3/15() 저녁에 단학대회를 회대 라운지에서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략 710분 전 쯤, 배달음식을 갓 먹기 시작했던 저희 일행에게 연석회의 간부로 추정되는 한 학우가 7시까지는 자리를 비우라고 말하더군요. 이 외에 몇 마디를 추가적으로 덧붙인 외에는 저희 일행이 식사를 끝마칠 때까지 연석회의 측에서 더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느꼈던 당혹감과 불쾌감을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짧게나마 이를 전하고자 합니다.

 

첫째, 라운지 사용에 대한 사전공지가 미비했습니다. 라운지는 모든 학생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대의 자치집단이 어떤 행사를 치를 경우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하는 강의실과 그 성격이 다르지요. 다만 특정한 행사를 치르더라도 관습적으로 지켜오던 룰은 있습니다. 전지에 행사일정과 그에 따른 라운지 이용의 제약에 관한 양해문구를 적어 라운지의 양쪽 출입구에 각각 붙이는 것이 일종의 관례인데요. 행사가 저녁 시간대에 진행된다면 적어도 그 날 점심 전후로는 공지문을 붙여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날 사도2층 방향의 출입구에는 공지문이 전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학생회실 쪽 입구에는 단학대회를 시작 직전에야 공지문을 붙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저희에게 말을 건넨 분은 수업이 끝난 후 단학대회준비를 하느라 늦은 시간에 고지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오늘 단학대회를 치를 것이라면 일정이 적어도 지난 주중에는 결정이 되었을 텐데 미리 양해공지를 하지 않은 상황이 쉽사리 납득되지는 않는군요.

 

둘째, 양해를 구하는 태도에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소지가 다분했습니다. 10분 뒤까지 밥을 먹으라고 저희 쪽에 말하신 분은 단학대회 일정을 앞두고 자리를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꽤나 당혹스럽더군요. 라운지의 좌석을 단학대회진행에 맞게 배치해야 하니 그 때까지는 꼭 다 먹고 일어나라는 말은 양해를 구하는 어법으로 보기 힘들 듯 합니다. ‘학생회 행사를 해야 하니 그 때까지 나가라라는 표현과 다르지 않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에 대해 난감한 마음을 표현했더니 단학대회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셨지요. 그러나 저희가 난감했던 부분은 단학대회 자체가 아니라 사전에 공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아직 식사 중인 학우들에게 학생회 행사에 맞춰 움직이라는 태도였습니다. 최소한 상대방의 상황(사전공지가 불충분했던 점과 아직 식사 중이라는 점)에 대해 고려를 한 상태에서 요구를 하는 것이 양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셋째, 라운지를 행사(특히 단학대회)를 진행할 때 폐쇄적으로 사용하려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학생회 행사를 라운지에서 진행할 때 이 공간은 일시적인 점유상태일 뿐 엄밀한 배타성을 띠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A반이 라운지에서 과/반 해오름제를 진행한다고 할 경우라도 한 쪽 입구(특히 자판기 방면)는 출입이 가능하도록 해 다른 공간의 학우들이 음료수를 뽑아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개방성은 마련해 놓는 식이지요. 그러나 이번 단학대회가 열리기 전에는 좌석배치를 이유로 라운지에서 나가달라는 요구가 전달됐습니다. 이는 학생회 행사를 진행할 때 의결권이 없는 학생들은 공간에서 배타적으로 제외되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단학대회에 참석하는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라운지 전체의 테이블과 의자를 동원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자리를 비워달라는 말에 담긴 폐쇄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만약 단학대회를 의결권을 가진 학우들만 참여하는 행사로 규정한 것이었다면 라운지에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편이 더욱 좋았을 것입니다. 학생회실이나 214호 같은 대형 강의실을 빌려 단학대회를 진행했다면 의결권과 무관한 학우들이 단학대회가 진행될 장소에서 밥을 먹고 있는 상황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나 단학대회가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기구인가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학대회의 의결권은 회칙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단학대회가 치러지는 공간까지 제한돼야 한다는 규정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과거 회대 학생회는 매 학기 평일 낮 시간대에 아고라에서 단학대회를 진행하며 자치기구의 존재를 알리며 학우들의 관심을 얻고자 했습니다. 현재 아고라에서 단학대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단학대회의 존재를 학우들에게 알릴 필요성마저 변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입니다. 의결권을 가지지 않은 학우들도 충분히 참관하고 의견을 낼 수 있으며 단순히 단학대회와 단대학생회의 존재 자체를 새삼 깨닫고 가는 학우들이 생긴다는 점에서 단학대회의 개방성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요컨대 단학대회와 라운지 이용 모두 일정정도의 개방성을 전제로 하며 행사의 진행을 이유로 의결권이 없는 학우들을 배제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자치영역이 협소해지는 요즘 학생회를 운영하는 연석회의 측이 겪는 노고가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자치를 고민하는 학생회 여러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하기에, 오늘 겪었던 일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더욱 발전하는 학생회의 모습을 기대하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