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 23주기에 부쳐

 

고 박종철 열사

 

20070116150423198017782.jpg1964년 부산에서 출생

1984년 서울대 언어학과 입학

1986년 언어학과 학생회장

1987년 1월 13일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 6명에 의해 연행

1987년 1월 14일 수배 중이던 선배 박종운의 거처를 말하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받음

1987년 1월 14일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수송, 사망

 

 

  오는 1월 14일은 박종철 열사의 23주기이다. 1987년 언어학과 4학년이었던 열사는 1월 13일 남영동 대공분실로 강제연행되었고, 물고문과 전기고문에 의해 다음날 숨을 거두었다. 군사독재의 잔인한 칼날이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순간이었다.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열사의 죽음에 분노하였고, 거리는 종철이의 목숨을 살려내라는 요구로 가득 찼다. 이는 6월 항쟁과 민주화로 이어졌다.

 

  2010년은 4. 19 50주년이며 전태일열사 분신 40주기,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위해 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고 또한 죽었다. 하지만 2010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시대는 어떠한가? 멈춰 있다. 자본과 이윤의 논리에 빈민, 철거민, 비정규직,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의 신음은 그칠 줄을 모른다.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은 대학생과 시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식 기만은 시대를 초월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서울대는 ‘민주화의 길’을 만들었다. 민주주의와 가장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배열사들의 추모비를 잇고 ‘민주화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원래 학생회관 앞에 있던 5.18 추모비는 식당 뒤로 옮겨져 걸레 말리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총학생회가 관리하는 유일한 기념물인데도 말이다. 5.18 30주기를 맞는 지금 민주화의 열망과 기억은 옅어지고 학생사회의 마지막 자존심도 땅바닥에 내다 버린 것은 아닌지.

 

  올해 추모제는 1월 10일 열사가 안장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다. 공교롭게도 전날인 1월 9일, 용산참사로 희생된 다섯 분의 장례가 치러진다. 이들도 역시 박종철 열사가 잠들어 있는 모란공원에 묻힐 예정이다. 언제쯤 모란공원 열사 묘역에 영구차를 들이지 않을 날이 올까. 시대와 역사에 대한 서울대 학생사회의 성찰을, 그리고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시계를 전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을 청년 박종철의 죽음에 부쳐 상기한다.

 

서울대 대학생사람연대

 

 

 

박종철 열사 23주기 추모제 안내

 

최근 추모제에 서울대 학우들의 참여가 너무 적어

민망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학우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주최 : 박종철 기념사업회

□ 일시 : 1월 10일(일) 12시

□ 장소 :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 집결 : 오전 9시 30분까지 구 동대문운동장 시계탑 있었던 곳

(밀리오레 건너편)에서 대절버스를 타고 출발.

□ 문의 : 최기원(경제 04) 010-2998-6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