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개악에 반대하는 학생 행동 제안서 (가안)


수신인 : 서울대학교 각 단과대학 학생회

발신인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학생 양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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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8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중학교 역사교과서 개정안을 파행적으로 확정 고시했습니다. 역사학계의 거듭된 이의 제기를 거부하고 정권의 의사와 이념적 잣대에 따라 역사교과서를 수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서 역사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역추위) 위원 9명이 이배용 역추위 위원장의 교육과정 개정안 무단 변경에 항의하며 사퇴하였으며, 11월 5일 사상과 분야를 초월한 역사학계 전반이 변경된 개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같이 역사학계의 진언을 무시한 채 수정된 역사교육과정이 엄격한 학문적 기준에 부합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일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사태는 정권과 이념에 따라 교과서가 수정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역사교과서는 미래 시민들의 올바른 역사관과 시민의식을 가꾸는 중요한 바탕이기에 움직일 수 없는 사실과 학문적 엄정성에 바탕을 두고 서술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사교과서가 정권과 이념에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며, 이것이 바로 역사학에 평생을 바쳐온 전문가들이 모인 국사편찬위원회가 역사교육과정 집필기준의 작성을 맡은 이유입니다. 조선시대의 왕권이 아무리 강했어도 역사를 기록한 사초와 왕조실록에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없었던 까닭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독단과 파행으로 역사교과서를 개악하려는 역추위와 교과부의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학문적 양심과 시민의식에 따라 우리는 이 같은 파행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에 ‘역사교과서 개악에 반대하는 학생 행동’을 제안합니다.


1] 역사교과서 개악에 반대하는 학생 행동의 목표


1. 교육과학기술부와 역사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는 역사학계의 요구에 따라 ‘2011년 역사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고시를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하라.

1. 역사교육과정 및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의 연구는 역사학계와 이를 담당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전문성을 인정하라.

1.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이배용 역사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장은 독단과 파행으로 역사교육과정을 개악한 책임을 져라.

1. 교육과학기술부와 역사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개정에 대한 정치와 이념적 잣대에 따른 간섭을 중단하라.


2] 역사교과서 개악에 반대하는 학생 행동 기획안


1. 학생 공동 성명서 발표

 1) 목표 :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공동 성명 발표를 통해 역사교육과정 개정 절차와 내용의 부당함을 비판, 궁극적으로는 교과부와 역추위의 역사교육과정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목표.

 2) 사업 주체 : 각 단과대학 학생회(인문대, 사범대, 사회대 등), 되도록 대학원생 및 교수들의 행동 참여 유도.

 3) 사업 계획

 ① 홍보 : 대자보 작성, 각 학과 사무실에 성명서 참여 서명서 비치, 각 학과 수업에서의 성명 참여 운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성명 참여 유도

 ② 공동 성명서 작성 : 성명서 참여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하여 공동 성명서 작성

 ③ 공동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 교육과학기술부 혹은 국사편찬위원회 앞에서 학생 공동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2. 강연회

 1) 강연자 : 오수창 교수님(서울대 국사학과), 정용욱 교수님(서울대 국사학과) / 가능하다면 이익주(서울시립대) 역사교육과정 개정 집필위원장과 이인재(연세대) 한국역사연구회장도 섭외.

 2) 강연 내용 : 교육과학기술부와 역사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의 역사교육과정 개정 과정과 내용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 더 나아가 역사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역사학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의 개편 방향까지 논의.

 3) 강연 일시 및 장소 : 12월 초 ~ 12월 중, 서울대학교 강당 혹은 대형 강의실

 4) 기타 : 강연회 전후로 성명서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


3. 구체적인 행동 일정

 1) 공동 기획단 구성(11월 18일~24일) : 각 단과대학 학생회 차원에서 공개 모집을 통한 ‘단과대학 학생회 공동 기획단’ 구성

 2) 공동 기획단 회의(11월 25일~27일) : 공동 성명서 형식 및 강연회 기획에 관한 회의

 3) 강연회 및 공동 성명서 참여 홍보(11월 28일~12월 9일) : 각 커뮤니티 사이트, 홍보 대자보 작성, 참여유도를 위한 SNS 혹은 블로그 운영, 각 학과 사무실에 성명서 참여 신청서 비치, 각 학과 수업에서 성명서 참여 홍보 등의 방법으로 성명서 참여 유도

 4) 강연회(12월 초~중) : 오수창, 정용욱 교수님 등의 강연회 / 강연회 전후로 성명서 참여 신청을 홍보

 5) 공동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12월 12일) : 교육과학기술부 혹은 국사편찬위원회 앞에서 공동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6) 기타 사항 : 각 시민단체 및 역사학회에서 공동으로 ‘역사정의시민행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협조를  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학생 양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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