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를 대학의 강단에 세울 셈인가

-전 삼성전자 사장 황창규 서울대 사회학과 초빙교수 임용 중단하라

 

50여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살인자 황창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전 사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황창규는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소장,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을 맡으며 반도체 생산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이다.

그가 총괄 책임을 맡았던 삼성전자 공장이 어떤 곳인가? 지금까지 56명의 노동자가 삼성전자에서 직업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145명의 노동자가 직업병을 앓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피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독성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며 20~30대의 나이에 백혈병과 각종 암에 걸렸다.

 

산업재해도, 보상도 인정하지 않았던 삼성

그러나 삼성은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책임을 일절 인정하지 않는다.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굉장히 어렵게 설계되어 있는 실정법을 이용해 산업재해를 은폐하는 데 급급하다. 산업재해 신청서에 사업주 날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로 인해 삼성의 회유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산업재해 신청에 나서지 못한 노동자들도 수없이 많다.

삼성은 실증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것이라곤 사측에 유리한 조사결과를 왜곡 인용하면서 삼성은 공정을 열심히 조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뿐이다. 그들의 변명 속에서 백혈병과 암으로 쓰러진 노동자들은 찾아볼 수 없다.

2011년 행정법원의 산재 인정 판결에 이어 2012, 산재 인정에 소극적인 것으로 유명한 근로복지공단까지도 사망한 노동자가 앓고 있던 유방암이 야간근로를 수반한 교대근무, 방사선 및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업무상 질병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삼성은 여전히 백혈병과 유방암을 자연적으로 발생한 질병으로 취급한다. 작업공정을 개선하려는 자세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삼성에서 한 일이라곤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유족들의 일인시위와 농성을 폭력적으로 탄압한 것밖에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의 책임자 황창규,

노동자의 죽음과 질병에 사죄하지 않는 뻔뻔한 살인자를 사회학 교수로 인정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쓰러진 수많은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산업재해를 은폐할 때 삼성전자를 책임졌던 인물이 바로 황창규다. 반도체 공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을 탄압하며 발전시켜 온 삼성전자의 기술과 생산력이 서울대가 교육하고자 하는 학문의 모습이었던가.

황창규가 서울대에서 과학기술이 이끄는 미래 사회 변화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연구·개발 투자에 관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가 소개할 과학기술은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노동자들을 죽여야만 성장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가. 삼성 노동자와 유가족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연구 개발 투자인가. 사회학의 역할은 삼성이라는 거대독점자본이 노동자들을 살해하고 있는 맥락을 분석하고 알리는 것이어야 한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빼앗아가며 황의 법칙이라는 고강도 기술발전을 강요하는 경영이 사회학의 강단에 설 자리는 없다. 서울대 사회대는 그를 교수로 임용하기 전에 자기 기업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한 그의 태도를 확인하고 진정한 사과부터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살인자를 학자로, 교육자로 인정할 수 없다.

 

20121224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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