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제27대 학생회장 선거
공동선본발족식 속기록



일시 2008년 10월 29일 오후 5시 30분
장소 사회과학대학 16동 라운지
주최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주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제27대학생회장선거관리위원회
속기 선거관리위원 조운범



1. 개회

제27대학생회장선거관리위원장 이재욱(이하 선관위원장) 시작하기에 앞서 민중의례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기 바랍니다.

(민중의례)

선관위원장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27대 사회대 학생회장 선거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게 된 05학번 재욱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이 공동선본발족식이죠. 선본이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의 자리가 되겠고요, 벌써 사회대 선거도 스물일곱 번째군요. 새로운 학생회를 준비하고 있는 선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세잎클로버 선본의 선본발족식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너와 내가 하나되는 행복의 목소리, 세잎클로버 선거운동본부 발족식

선거운동본부장 김정석(이하 선본장) 이 자리에서 보니 사람들이 많네요. 많은 학우들이 앞에서 보고 있으니 떨립니다. 라운지에 오신 학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너와 내가 엮어가는 행복의 목소리, 세잎클로버 선본의 선본장 정석이라고 합니다.
선본장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에게 질문하면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현실을 어떤 눈으로 바로보고 있습니까? 사람이 가지는 관점에 따라 시대를 규정하는 말은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로 지금을 규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대학교 나와도 제대로 취직못하는 현실을 88만원 세대로 표현합니다. 한 나라에서, 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국민평균소득이 2만 불을 넘은 것은 이미 몇 년전 일입니다. 그러나 내 주변의 학생들은 이전보다 어렵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이 나라는 나라를 살리겠다는 해법으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내놓았다. 그 정책들에 따라 국민복지의 영역은 한없이 줄어들어만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자본가들과 기업들은 잠시 숨통을 틔었습니다. 허나 이제 다시금 경제는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생필품의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고 있고, 대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어서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초기 연간 목표로 내세웠던 747정책을 다시금 이야기하는 것은 희극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희극적이지만 그 정책이 가져온 현실은 비극적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의 경제 상황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아래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에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불황과 금융시장의 폭락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많은 증권전문가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금융 불안은 점점 더 커져 1년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은행 세 군데가 망했으며, 세계최대 보험회사라는 AIG는 긴급자금을 미국에 요청했습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아시아 또한 성장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지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융시장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거나, 도덕적 해이를 탓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적인 경제공황의 모습은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거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산의 목적이 사람의 필요를 충당하는 것이 아닌 자본의 이윤추구에 맞추어져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이 일한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는 언제나 생산과 소비사이의 괴리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은 우리가 생산하는 가치 중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위기가 아닌 자본주의 자체가, 우리가 당연히 누렸어야 할 사회적 자산들을 자신의 이윤을 위해, 이자를 위해 불쏘시개로 쓰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는 힘들게 삽니다. 청년실업은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비정규직 파견 근로 일자리라도, 대부분의 취직자들은 불평불만 없이 받아들입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좋은 취직자릴 알아보기 위해서는 높은 학점을 받아야 되고, 좋은 대학에 가야되고 기업이 원하는 학과를 택해야 합니다. 이 와중에 학문의 전당은 턱도 없는 소리입니다. 상아탑은 그 빛이 바랜지 오래입니다.
여학우들은 거기에 더해 자신 스스로를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검열하고, 그러고서도 옳지 못한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감내해야 합니다. 직장을 걸고, 목숨을 걸고 자신을 꾸며야 하는 시대입니다.
부모님들은 말합니다. 참으라고. 참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행운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행복은 언제까지 연기되어야만 합니까?
고등학교를 다닐 때, 저의 친구들은 어느 대학을 갈지 고민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인 지금, 대학교 친구들은 취업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10년 뒤 어느 날의 제 친구들은 해고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할 것입니다. 매일매일을 걱정하며 사는 삶, 이런 삶의 우리의 희망은 아닙니다.
이제, 헛된 희망을 버립시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기 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허리를 숙여 자기아래 튼튼한 바닥을 만들어 나갑시다. 세잎클로버 선본은 그러한 여러분의 튼튼한 바닥이 되겠습니다.
선본장 그 다음은 선본원들이 준비한 카드섹션을 보겠습니다. 준비하신 분, 나와 주세요.

(카드섹션)

선본장 다음은 저희 선본원 한 명이 선본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준비했습니다.
선거운동원 김다원 사회대 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너와 내가 엮어가는 행복의 목소리 세잎클로버 선본의 선본원 경제 비반 07학번 다원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변하고 있고 2학기 중간고사가 거의 막바지인 것 같습니다. 그에 맞춰 저는 왠지 금방이라도 3학년이 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도 부정하고 싶었던 ‘고학번’이라는 글자가 왠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관악에서 2년 가까이를 보내며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참 만만치 않구나.’입니다. 여러분들이 꿈꾸어 왔던 대학의 이미지는 실제와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그런 이곳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것임을 느낀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 부정당하고, 이에 저항할 힘도 빼앗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이에 저항하고 있는 학생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체되어 있는 학생 사회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학생회가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지난 6월의 촛불시위 때 잘 보았습니다. 우리가 들고 나간 깃발은 우리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말해 주는 깃발이었습니다. 우리의 깃발은 새로운 연대의 장이었습니다. 그 때는 힘이 약해 돌아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힘을 합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훨씬 더 많은 장벽에 부딪혀야 합니다.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과와 반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과반 학생회는 토론, 세미나를 하며 연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제 사회대 학생회가 그 움직임에 답할 차례라 생각합니다. 학우의 의견이 모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활동을 만들어가야 하비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세잎클로버 선본이라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본장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이를 깨트리기 위해서 선본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발언을 여러 개 들으셨는데, 선본이 준비한 으뜸 마임을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으뜸마임)

선본장 이번 순서의 끝인 후보님의 발언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보 구현 많은 분들이 88만 원 세대라는 책을 아실 겁니다. 얼마 전, 88만원세대에게 부와 성공을 가져다줄 공부법! 이라는 부제를 단 책을 보았습니다. 그 책의 소개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책은 부와 성공을 성취하기 위해 20대에 해야 할 공부들을 50가지로 명쾌하게 정리해놓았다. ‘88만 원 세대’라 불리며 만만치 않은 오늘의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우리의 20대들이 그 어려움과 난관을 딛고 자력갱생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고 권하는 책마저도, 자기계발서적의 일부분으로 인용되는 시대입니다. “너 스스로 이 시대의 자본이 요구하는 인간상대로 자기계발해라! 그렇지 않으면 넌 생존할 수 없다!”고 누군가 외쳐도 아무도 이를 탓할 수 없는 또 탓하지 않는 사회, 기업이 요구하는 온갖 스펙을 쌓고 내 옆의 사람들과 자신의 삶 전체를 걸고 경쟁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사회, 누군가는 굶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을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지상 수백 미터 고공농성을 벌여도 작은 관심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회,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사회입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니 이미 필요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자유를 구속시키는 오늘날의 시대정신, 자기계발과, 학생사회에 끊임없이 위기라는 단어를 던져주는 지독히도 끔찍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스스로 구성해 나가는 자기통치의 경험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진보의 요람 사회대, 제27대 학생회장 선거, 너와 내가 엮어가는 행복의 목소리 세잎클로버 선거운동본부의 후보입니다! 정치학과 3학년 구현입니다, 반갑습니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모임이라는 너무나도 식상한 문구는 사실 학생회의 본질을 충분히 설명해주진 못합니다. 왜 학생들이 모였는지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그러나 반드시 짚고넘어가야할 지점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이 근원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면, 우리의 학생회는 언제나 붕괴의 위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학생회는 술자리 모임의 연락책 이상의 위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학생회는 학우들의 어려움, 불만의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흩어져있을 때 그것들을 모아내고 고민을 확장, 심화시킬 수 있는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넘어 이천만 원 시대로 향하고 있는 오늘날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음에도 매년 변함없이 수십만 원씩 오르는 등록금, 도서관에서 매일 밤늦게 공부하는 학생들로 불이 꺼지지 않는 중도와 쪽지시험 친다, 과제를 한다, 학원을 다닌다고 바쁘기만 한 학생들에게 요새 애들은 공부를 너무 안 해, 라며 강제되는 제2전공 의무화, 학내 물가가 비싸져서 무엇 하나 사먹기도 두려운 학생들이 늘어나는데도
아무런 문제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대학 상업화와 기숙사 민영화, 그리고 서울대 법인화. 이러한 문제들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학생회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의 고민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에 대한 불만들을 공개적인 문제제기로 학우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학생회는 이미 그 의미를 잃어버린 학생회입니다. 죽은 학생회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학생회는 이러한 문제제기들을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학생회는 학우들의 고민과 문제의식들이 공동의 행동으로 분출될 수 있도록 알찬 사업들을 기획하고 배치해야합니다.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들은 소수의 몇몇 사람들로는,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선출한 대표자라고 할지라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생의 개개인의 힘은 적습니다. 우리가 건설한 학생회만으로는 본부나 정부에게 협상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우리의 유일한 힘은 바로 직접 실천하는 학우들의 연대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등록금 문제에 분노하여 모였을 때, 등록금 인상에 대한 우리의 저항은 가장 거세집니다. 바로 그때 우리의 힘은 가장 커지고 우리의 지향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함께” 분노하는 그대로, 지향하는 그대로 이 사회를 향해 외칩시다.
더 이상 평등한 교유의 기회를 해치는 등록금 인상, 대학이라는 공간마저 자본의 논리로 포섭시켜버릴 서울대 법인화, 노동할 수 있어도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해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이 비상식적인 300만 청년실업과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를 3등 노동자, 일회용 주사기로 바꾸어버리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감추지 맙시다. 이제, 우리 사이의 벽을 넘어 연대로 연결되는, 바로 우리의 삶은 우리가 직접 결정하는 자기통치의 경험을 힘차게 만들어갑시다. 우리 이번 선거를 통해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학우들의 뜨거운 의지를 담아내는 학생회를 만들고야 말겠다고 선언합시다.
세잎클로버 선본은 바로 이곳 사회대가 그 변화의 중심에서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그날을 바로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3. 폐회

선관위원장 오늘부터 선거운동 기간이기는 합니다만,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됩니다. 선본원 여러분들도 더 많은 사회대 학우들을 1차 유세, 2차 유세, 정책간담회 등에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세요.
11월 4일 5시 30분에 아고라에서 1차 유세가, 11월 11일 월요일 저녁 7시 사회대 216호에서 정책간담회가, 또 11월 16일에 아고라에서 2차 유세가 열립니다. 많은 학우 여러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제27대 사회대 학생회 선거 공동선본발족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