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당국의 부당한 등록금 책정에 부쳐





해가 다르게 치솟는 등록금,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새내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관악에 오시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금쯤이면 여러분께서는 동기들, 선배들과의 설레는 첫 만남 속에서 활력으로 충만한 대학생활을 준비하고 계시겠지요. 진보의 요람 제25대 사회대 학생회에서도 여러분과 함께할 2007년 대학생활을 부푼 가슴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립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싸게 되어버린 등록금, 그 액수가 적혀 있는 고지서를 받아들고 한숨을 쉬고 계실 여러분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기만 합니다.

 257만9천 원. 사립대보다는 싸니까 부모님께 효도한 셈이라고 넘겨 버리기에는 너무나 비싼 액수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사립대보다는 싸다고 넘겨 버리기에도 너무나 가파른 상승인 것 같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25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 할 현실에 처하게 된 것은, 학교당국이 2001년에서 2007년 사이에 신입생 등록금을 매년 낮게는 5.6%에서 높게는 13.5%까지 인상시켜 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회대의 신입생 등록금은 그보다 가파르게 인상되어 왔습니다. 2001년에 사회대의 신입생 등록금은 142만 원이었으며, 작년에는 225만7천 원이었습니다. 단 1년 사이에 14.3% 32만2천 원, 6년 사이에는 무려 81.6% 115만9천 원 인상된 것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단 몇 년이라도 더 지속된다면, 이미 국립대 가운데 가장 비싼 서울대의 등록금은 조만간 사립대의 등록금을 따라잡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추세는 계층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주어져야 할 고등교육에 대한 기회를 특정 계층에게서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학교당국은 등록금 인상이 재정적자를 벌충하고 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여기에는 왜 국립대의 재정을 학생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가, 그러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학교 ‘발전’의 수혜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빠져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모든 부담을 학생에게 전가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학교의 ‘발전’이란 결국 고액의 등록금을 댈 수 있는 일부 계층을 위한 것이 될 뿐입니다.

학교당국의 비민주적이고 기만적인 등록금 책정

 게다가 학교당국은 우리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등록금 책정을 매우 불투명한 방식으로 강행하고 있습니다. 관악의 등록금은 학장단 회의와 교수평의회, 기성회 이사회를 거쳐 책정됩니다. 학교 행정당국이 마련한 등록금 인상계획을 학장단 회의가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나면, 교수평의회와 기성회 이사회가 그것을 거의 그대로 확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등록금을 내는 당사자인 학생들 및 학부모들이 전혀 참여할 수 없으며, 각 회의에서 어떠한 내용이 오갔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성회 이사회의 비민주성입니다. 등록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성회비를 책정하는 곳이 기성회 이사회인데, 기성회는 원칙적으로 재학생 학부모 전체로 구성되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기성회 이사가 누구인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선출되는지, 기성회 이사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재학생들은 이러한 부당한 현실에 직면하여 학교당국에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어떠한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 1월 22일, 총학생회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를 비롯한 50여 명의 학우들은 학장단 회의에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하고자 했지만, 학교당국은 굳게 닫힌 철문으로 대답하였습니다. 이후에 학생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교육환경개선‘협의’회는 학교당국이 이미 결정된 등록금 인상안을 학생대표들에게 ‘통보’하는 자리일 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1월 29일에는 등록금 인상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기성회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많은 학생들이 힘을 모아, 마침내 기성회 이사회를 무산시키고야 말았습니다. 치솟는 등록금과 허울뿐인 학교당국의 ‘협의’, 의결권 없는 발언권에 대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단호하게 거부의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기성회 이사회의 무산에 따라 학교당국은 기성회 이사회가 다시 열려 등록금 인상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인상된 등록금을 신입생들에게 고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학교당국은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신입생 등록금을 자신들의 원래 계획대로 인상시켜 가(假)책정하였고, 그것을 합격자들에게 그대로 고지하였습니다. 즉, 새내기 여러분이 받아들게 된 257만9천 원이라는 등록금 고지서는, 학교당국이 정당한 절차를 위반하고 무단으로 등록금을 책정한 결과인 것입니다!

학교당국의 기만에 분명히 반대하겠습니다!

 진보의 요람 제25대 사회대 학생회에서는 이러한 부당한 현실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먼 곳에서 일어나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사회대 학생회에서부터, 학교당국의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분명하고도 강력한 움직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사회대 학생회의 회원이 되실 새내기 여러분께도 이러한 활동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새내기 여러분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2007년 2월 5일
진보의 요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