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삶의 터전을 지킬 권리를 보장하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가 곤한 잠에 빠져있었을 지난 20일 새벽, 용산 4구역 재개발지역에서는 최소한의 삶의 터전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철거민들이 5층 건물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의 농성이 시작된 지 고작 25시간 만에 이명박 정부는 ‘엄정한 법치’를 말하며 테러진압에나 동원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였고, 철거민들과 경찰, 용역깡패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 그리고 여섯 분의 생명이 불길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경찰과 정부,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화염병과 새총 등을 사용한 철거민들의 ‘불법’행동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법을 무시하고 자기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떼쓰기” 문화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철거민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아니 죽음에 이르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명박 정부와 법이 지켜주지 않는, 아니 지켜주기는커녕 살인탄압으로 짓눌러버린 철거민들의 아우성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용산 4구역 재개발지역은 최근 서울시가 삼성물산, 대림, 포스코 등의 건설대자본들과 함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살을 에는 추운 겨울날에 철거민들을 강제로 몰아내고 건물을 철거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민들에게 “아름답고 깨끗한 한강을 보여주겠다.”라고 시행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이면에는,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오면서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지만 휴업보상비 3개월분과 집세 4개월분의 재정착 보상비용만을 받고 쫓겨나는 철거민들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건설자본들의 호황으로 극복하려는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 곳곳에서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곳의 원주민들을 철거민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강제로 내쫓고 있다. 곳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재개발 소식에, 빈곤에 허덕이는 노동자민중들은 갈 곳을 잃고 살 곳을 잃고, 자신들의 가난을 원망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대학생회는 철거민들의 삶 전체를 앗아갈 수밖에 없는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에 대해 반대한다! 또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농성에 들어갔을 뿐이었던 철거민을 무리하게 진압하고 목숨을 앗아간 이명박-자본가정권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보의 요람, 사회대 제 27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