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학생회는

총학생회 불신임을 선언합니다!



서울대학생 시국선언을 앞두고 드러난 식권사태의 전모


오늘 많은 언론사에서는 서울대학교 식권위조 사태의 수사결과를 보도했다. 총학생회 집행위원으로 있던 모 학우가 자신의 사촌과 함께 식권위조에 직접 개입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그들은 대구의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6000여 장의 식권을 위조할 것을 주문했고, 위조식권을 팔아 수백 만 원의 이익을 남겼다고 한다.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과 학생자치의 위기가 심각한 오늘날, 또다시 총학생회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식권위조 사태에 대해 유감을 금할 수 없다. 또 학생회 활동에 대한 학우들의 애정과 참여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생회 간부들부터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도덕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낀다.


총학생회는 지난 2월, 식권위조 관련 집행위원에 대한 입장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입장서에 따르면 식권위조 사태는 총학생회와 무관하다, 관련 집행위원을 해임했다는 점들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나 중요한 지점은 총학생회와 식권위조 사태와의 단순 관련성이 아니다. 총학생회가 식권위조 사태와 관련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풀어내고, 또 학우들의 문제제기를 귀 기울여 들을 자세를 얼마나 갖추었느냐가 더욱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미 많은 학우들이 식권위조와 관련해서 깨끗하게 사실들이 밝혀지지 않은 지점, 그리고 총학생회의 불성실한 해명과 사과에 실망하고 있다. 현 총학생회의 모토인 <실천가능>이 “식권가능”으로 비웃음을 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사회대학생회에서는 식권위조 사태가 벌어진 직후, 총학생회가 사실을 명확히 해명할 것과 관련 입장서를 관악 곳곳에 자보로 부착할 것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실망을 했고, 오늘의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많은 학우들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분노를 느낀다.


‘실천가능’한 복지공약만을 건드리는 <실천가능> 총학생회


총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은 식권위조에만 갇히지 않는다. 지난 상반기 전체
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는 상당수의 대의원들이 총학생회 총론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총학생회의 총론이 정치와 일상, 복지를 단순하게 구분하고, 우리 대학생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의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한다는 점과 무너져가는 학생자치의 복원을 위한 기본적인 노력의 자세를 보이지 않다는 점에서였다. 상반기 총론의 부결이 시사하는 점은 대의원들이 총학생회를 부정한다기보다는 총학생회가 변화를 보이고 더욱 성심성의껏 학우들의 소통하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상반기 총론이 부결되었다는 점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대의원들의 지적에 따른 자구책을 마련하지도 않았고 여전히 ‘실천가능’한 복지공약만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당장은 실현하기 어렵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들, 간과할 수 없는 일들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종종 무시되고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도 했다.


도덕적·정치적 의혹을 가진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서울대 학생사회 내에서는 서울대 교수님들을 시작으로 한 전국적인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자는 의견들이 진지하게 나오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후퇴, 경제위기 고통 노동자민중 전가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이 서울대 총학생회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서 총학생회가 식권위조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언론 상에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은 우리 서울대학생들의 정당하고 올바른 시국선언 시도에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시국선언이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나오게 된다면 우리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반드시 우리 서울대학생의 시국선언에 대한 도덕상의 비판이 있을 것이다. 도덕적으로 의혹을 가진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진행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동시에 지난여름 촛불을 위한 동맹휴업 때도 그랬듯이, 정치와 복지의 이분법적 구도에 갇혀 사회를 향해 마땅히 내야할 목소리를 주저하고 때늦은 의견수렴을 운운하는 총학생회, 그릇된 정치를 향해 당당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당장 가능한 복지공약만을 좇는 총학생회, 학우들의 비판을 수렴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아집을 선택한 총학생회와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할 수 없다.


사회대학생회는 총학생회 불신임을 선언합니다!

총학생회가 아닌 학생대표자, 서울대 학우의 이름으로,
대학생 시국선언을 성사시킵시다!


사회대학생회는 1. 총학생회가 식권위조 사태의 명확한 사실관계를 해명하고 총학생회 집행위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관련되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할 것 2. 남은 기간 동안 전학대회에서 있었던 대의원들의 비판들을 수렴하여 총학생회를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사항이 온전히 이행될 때까지 총학생회에 대한 불신임을 선언한다! 사회대학생회는 총학생회의 빠른 해명과 사과, 변화를 요구한다.

동시에 총학생회의 이름이 아닌 각 단과대학 학생회 연합의 이름으로, 그리고 서울대 학우의 이름으로 서울대학생 시국선언을 진행할 것을 학우 여러분께 제안한다! 오는 9일 화요일, 서울대학생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하자!


집회, 시위의 자유까지 말살하려드는 공안탄압, 심각한 민주주의의 후퇴,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노동자민중에게 현재의 경제위기 고통을 전가하려는 정책들을 실시하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우리 대학생들의 건강한 비판들을 전국적으로 수행하자!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비정규직 확대와 최저임금 삭감 등 민생을 어렵게 하는 MB악법, 언론장악, 4대강 살리기로 이름만 바뀐 대운하 사업 등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인 무능력함과 반(反)민중적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들의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49년 전, 우리의 선배들이 당당히 선언했듯이, “자유의 비밀은 용기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기억하자!



2009년 6월 6일


진보의 요람, 제 27대 사회대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