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hool Attack의 활동을 지지하며



본부의 거짓말

 지난 11월 5일 수요일,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School Attack 외 7개 단체가 행정 본부 앞에서 법인화 추진위 활동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비민주적인 국립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의견은 충분히 논리적이었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법인화에 반대하는 투명한 결의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본부 관계자는 기자회견에 대하여 "법인화를 공론화하기 위해 법인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라며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이를 반대하는 것은 어떤 형태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언론사에 답했다고 한다.
 우선 본부의 답변은 어불성설이다. ‘법인화를 공론화하는 법인화 추진위원회’라는 말 자체가 우선 모순적이다. 공론화를 끝내고 공개적인 토론 작업이 다 끝난 후에 법인화를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를 출범하는 것이 맞지, 추진을 하면서 공론화 하겠다는 이야기는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부는 항상 이런 식으로 스스로의 논리를 관철시켜왔다. 제2전공 의무화를 추진할 때에도, 의견수렴을 하는 시늉만 하면서, 사회대 학생들이 총투표로 의견을 밝히자 ‘이미 많이 추진되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론 이번에도 본부는 추진위를 구성하기 전에, ‘법인화를 추진’해도 되는지 한 번도 학생들과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떤 형태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라고 본부는 말한다. 마치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 잠자코 있었는데, 본부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말에도 문제가 있다. 이장무 총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지난 8월 2010년까지 법인화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연구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8월에 법인화를 확언한 셈이다. ‘연구자료도 없이’ 법인화를 확언한 그의 배짱이 놀라울 따름이다!
 본부의 답변에는 물론 문제가 있다. 그러나 본부가 비판한 절차상의 문제를 떠나서 법인화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해야 한다. 서울대 법인화. 무엇이 문제인가?


법인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대학교를 만들겠다?

 법인화를 추진하는 주요 논거중에 하나는 법인화가 서울대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경쟁력 강화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법인 서울대학교의 경쟁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법인화를 통해 교내에 기업을 유치하고, 각 학과에서 연구비를 자체조달 하게 함으로써 자본 유치를 장려한다는 정책에 그들이 주장하는 경쟁력의 첫 번째 논거가 들어있다. 정부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여, 부족한 예산을 자본 유치, 연구 성과 판매, 등록금 인상과 같은 과정을 통해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법인화 추진위에서는 실제로 ‘경영합리화, 대학기업설립, 연구용역 수주, 특허권 판매, 기부금모금’을 하겠다고 밝혔다. 학문을 연구하겠다는 것인지 ‘대학기업’이 되어 연구용역을 따내고 특허권을 팔아먹으면서 돈을 챙겨보겠다는 것인지 잘 분간할 수 없다.
 그 밖에도 재정 자율화에 따른 부족예산의 보충을 위해 기부금을 받을 수도 있다. 대학교의 의도대로 기부금 모금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최대 기부자인 기업이 대학교육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명약관화하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학과에 대한 투자 편중과, 단시일내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에 대한 집중이 그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학문적 순수성의 실종, 기초학문의 고사가 발생할 것이다.
 그 밖에 등록금을 높여서 재정을 충당할 수 있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등록금이 2~5배까지 올랐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법인화를 실시한 외국에 비해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주장하는 재정 자율화의 폐해는 이미 가시적이다. 이미 서울대학교에서는 발전기금을 투기로 날린 전과가 있다. 대학기업까지 설립한다고 하면, 자금 운용의 불안정성이 얼마나 커질지 미지수이다.
 그들이 말하는 경쟁력 제고의 두 번째 근거는, 대학 경영구조 혁신이다. 법인화 방안에 따르면 법인화 이후 서울대학교의 총장은 직선제가 아닌, 이사회를 비롯한 외부기구에 의해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수들은 학내 인사, 정치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는 피고용자가 되어버린다. 이젠 학생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이야기도 안 듣겠다고 한다. 법인화의 미래는 대학 권위주의의 미래다!
 이러한 것들이 본부에서 말하는 경쟁력의 실체였다. 이런 ‘경쟁력 제고’가 우리의 교육권과 학교생활에 미칠 영향은 분명하다. 돈이 안되고, 돈을 끌어들일 수 없는 학문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학과와 수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교육권은 침해당한다. 지금도 그런 일은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정치경제학, 마르크스 경제학, 현대 마르크스 경제학 강좌는 이미 폐강되었으며, 3사과 통폐합, 사회학과-사회복지학과 통폐합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는 학생들의 교육권에 대한 분명한 침해다.
 법인화에 따른 등록금 인상의 심각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등록금 인상의 결과 돈이 부족한 학생은 반강제적 휴학, 알바에 내던져짐으로써 제 때에 학교를 다니기 어렵게 되어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당한다.
 이렇듯 법인 서울대학교의 미래는 참으로 어둡기만 하다. 사회대 학생회에서는 그런 어두운 미래에 저항하는 학생들의 공동행동인 School Attack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들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2008년 11월 12일
진보의 요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꺼지지 않는 진보의 횃불 경제A/불꽃반 학생자치회
해방사회 그날까지 사회학과 惡반 학생회
시대와 공명하는 사람의 소리 언론정보학과/꼼반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