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요구에 기만으로 답하는 호암교수회관!

 지난 6월 27일, 투쟁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조합원들의 단합을 다지기 위한 호암교수회관 노동조합 야유회가 있었다. 그보다 이틀 앞선 6월 25일 교섭에서 회관 측은 여전히 단체 협상 승계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여주었으며, 조합원들은 그런 회관 측에 맞서 더 큰 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한 움직임을 만들어나갈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이 행사 직후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야유회에서 돌아온 호암교수회관 노동자들에게 회관 측은 일방적으로 직장폐쇄를 통보해버린 것이다! 이제 갈 때까지 간 노동탄압의 모습을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앞장서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흔히 직장폐쇄는 노동자들이 일할 터전 자체를 빼앗아버리는 기업들의 극단적인 노동탄압책으로, 노-사 간의 투쟁의 가장 격화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로 여겨지기 쉽다. 아직 부분파업으로 투쟁의 맛보기만 보여주었던 호암교수회관 노동자들의 투쟁에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화답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이미 직장폐쇄 신청을 해놓은 상태에서 노조와의 교섭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노동자들과의 협의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고,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는 조합원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내버리려는 파렴치한 속셈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뻔뻔하게도 교섭 자리에서 대화에 나서는 척 했던 회관 측의 태도는 치가 떨릴 일이다. 이렇듯 두 얼굴을 하고 자신들을 위하여 일하는 노동자들을 등쳐먹는 행태가 바로 서울대학교의 참된 모습인 것이다!

더 이상 만만하게 보일 수는 없다! 이제는 투쟁뿐이다!

 교섭 자리에서 회관 측은 기존에 호암 노조와 맺었던 단체협상을 폐기하고, 노동권을 크게 제약하는 단체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였다. 노동조합 간부들의 조합 활동 시간을 한 달에 한 시간으로 제한하며, 조합 행사를 사전에 회관 측에 통보할 것을 강요하는 조항. 인원 감축과 조합원의 해고를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조항. 연장 및 휴일 근무를 마음대로 명할 수 있는 조항 등. 노조활동을 억누르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며, 노동 강도를 멋대로 강화시킬 수 있는 조항 등이 다수 삽입되어 있다. 또한 기존의 단체협상에서 보장되던, 연장근무와 연ㆍ월차 등에 관하여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복지조건에 대한 조항들은 회관 측이 제시한 안에서 오히려 삭제되었다.

 기존에 노동자들과 했던 약속들을 헌신짝처럼 내던져버리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크게 제약하는 합의안들을 들이미는 뻔뻔함. 사전에 직장폐쇄 신청을 해버리고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 했던 회관 측의 이중성. 그리고 충분한 문제 해결 노력이 전혀 없이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몰아내버리려는 도발. 도대체 이런 엄청난 짓을 그들은 어떻게 자행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그들이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를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탓이 아니겠는가!
 정시에 출퇴근하는 준법투쟁과 부분파업만으로는 만만한 노동자들에 대한 저들의 시각이 바뀌지 않나 보다. 명색이 진리를 추구한다는 대학교수라는 자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남을 짓밟는 것만 추구하면서 살았나 보다. 이제 회관 측의 직장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에 맞서 더욱 강고한 투쟁을 만들어나가는 일만 남았다. 저들이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어놓는 협상안을 당당하게 들이대고, 노동자들을 간단하게 쫓아내는 행위를 함부로 자행하지 못하도록 힘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호암교수회관 앞에서, 그리고 회관의 운영 주체인 ‘진리의 전당’ 학교 본부 앞에서, 호암 노동자들과 학교의 주인 학생들 간의 연대와 단결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을 폭발적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자. 8월 8일, 회관 측이 일방적으로 해지한 단체 협상안의 해지 효력이 발생하는 바로 그 날 전에 결과를 봐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회관과 학교를 압박해 들어가는 강고한 노학연대 투쟁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자!

─ 지난 9차 총운위에서는 ‘호암교수회관 노동자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결의되었습니다. 학내의 각종 정치단체, 학생회, 동아리는 이에 결집하여 호암교수회관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위한 투쟁을 함께 하도록 합시다. 또한 ‘총장님과의 대화’에서 이 사태의 해결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합시다. 투쟁!



진보의 요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