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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광주를 말하지 말라


- 5.18 민중 항쟁 36주년, 광주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


36년 전 5월,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기 위해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던 광주의 열사들이 산화했다. 1980년 5월 18일, 전남대 앞에서 비상계엄군의 폭력에 맞서 시작된 항쟁에 국가는 점점 더 극악한 폭력으로 대응했다. 정확히 몇 명인지 알 수도 없는 민초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그래도 광주의 열사들은 끝까지 도청을 사수하며 민중의 직접 주권을 실천하며 싸웠다. 27일 새벽 계엄군이 도청으로 쳐들어올 때 그들은 죽을 것을 알고서도 싸움을 계속했다. 마지막 순간에, 도청의 열사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죽지 말고 돌아가서 이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나가라고 당부했다. 그들의 바람대로 우리는 광주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광주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36년 전 광주에서 우리는 국가의 맨얼굴을 확인했다. 그 해 국가 권력은 주권자인 민중을 짓밟았다. 독점 재벌과 제국주의 등 힘 있는 자들과 결탁한 군부 국가는 민중의 편이 아니었다. 민중은 국가에 대한 정당한 주권을 빼앗겼다.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도 우리는 민주노조라는 기본적 권리를 찾지 못해 싸우고, 국정교과서를 막아내고 민중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삼백 넘는 국민을 물에 빠져 죽게 두고도 대답 없는 국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국가의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5월의 광주를 역사 속에 박제하지 말라. 5월의 광주를 오래된 역사 속의 일로 이야기하며 오늘의 민주주의를 ‘완성된’ 것으로 말하지 말라. 36년 전과 오늘을 비교하며, 오늘의 국가에 면죄부를 주지 말라. 국가는 여전히 민중의 것이 아니다. 우리의 국가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안전하게 광주를 말하지 말라. 이것이 우리가 계승해야 할 5월 광주의 정신이다.


제34대 사회대학생회 [피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