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주인은 한라건설도 시흥시도 아닌 학생이기에,
우리는 학생답게 시흥캠퍼스 계획 저지에 나설 것입니다


○ 시흥캠퍼스, 대체 뭘까?
서울대학교는 몇 년마다 ‘장기발전계획’이라는 거시적 학교 발전 로드맵을 확정합니다. 2006년 본부는 장기발전계획에 ‘글로벌 리더십 캠퍼스’라는 과제 아래에 ‘전인교육을 위한 거주대학(Residential college)’과 같은 계획을 포함했습니다. 물론 이 계획을 수립한 위원회에 학생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2009년 6월 서울대와 시흥시의 MOU 체결로 이어졌습니다. 이 체결은 구성원과의 아무 협의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어떤 시흥캠퍼스를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부재했습니다. 2010년 2월에는 서울대-경기도-시흥시 간에 MOU 체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당시에도 공론화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13년이 되어서야 본부가 상상하는 시흥캠퍼스가 무엇인지 ‘기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드러났습니다. 본부의 입장 발표가 아니라 외부 기사를 통해서 말입니다. 햇수로 따지자면 7년 만에 학생들에게 정보가 공개된 것입니다. 이는 학생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연세대의 송도 캠퍼스와 유사한 RC 계획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기숙대학인 RC계획을 추진한다면, 누군가가 그 RC 건물을 채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학생들은 반발했습니다. 연세대의 경우에는 1학년이 의무적으로 RC에 가야 합니다. 물론 본부에서는 연세대와 같은 RC를 한다는 의사 표명은 없었으나, 안 한다는 확언도 없었습니다. 가장 손쉬운 RC 충원 방식인 신입생 이전, 특정 단대나 학년 이전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또한 계획을 추진하는 동안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사실도 큰 문제였습니다. 결국 RC를 채우는 것은 학생이고, 시흥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것도 학생인데, 시흥캠 계획 추진에 학생들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학생들은 삭발, 단식을 감행하며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나갔고, 그 결과로 본부로부터 대화협의회 개최 약속을 얻어내게 됩니다. 본부는 한 달에 한번씩 대화협의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총학생회 산하 ‘세움단’ TF를 만들어 RC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시작했습니다.


○ 우리랑 제대로 ‘소통’했다고요?
과연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었을까요? 본부는 ‘세움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의 Raw data 조차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기 전까지 1년 동안 열지 않았던 7차 대화협의회는 2016년 5월이 되어서야 성사되었습니다. 본부는 가장 큰 관심사인 RC와 관련해서는 연세대와는 달리 ‘한국형 RC’를 운영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형 RC가 무엇인지, 총장 명의로 신입생이나 특정 학년, 단대, 과의 이전이 없음을 약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부재한 채로 말입니다. 그리고 대화협의회가 개최된 5월에, 학생사회는 ‘실시협약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으나, 본부는 이를 무시한 채 이사회에서 실시협약 체결을 의결해버렸습니다. 이것이 본부가 말하는 소통입니까? 본부는 마지못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획처 공청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질문하던 학생에게 기획처장님께서는 ‘학생답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면박을 주셨지요.


○ 우리는 ‘학생답게’ 시흥캠퍼스 저지에 나설 것입니다!
대체 ‘학생답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본부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 그에 아무 반발도 하지 않는 것이 착한 ‘학생답게’ 행동하는 것입니까? 7년 만에 드러난 밀실 추진 계획에 침묵하는 것이,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대화를 시작할 의지도 없는 본부를 믿고만 있는 것이, ‘학생답게’ 행동하지 않는다며 질책하는 사람 앞에서 의견을 내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 본부가 생각하는 학생다움입니까? 우리는 그런 학생다움을 거부합니다. 학생은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하게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우리의 의견을 짓밟고 기만하는 본부에 맞서 싸우며, 우리를 건설회사와 시흥시에게 팔아넘길 협상카드로만 생각하는 본부의 독단을 거부하는, 이 학교의 주인입니다.
우리는 학교의 주인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학생다움’입니다. 우리는 학생답게 시흥캠퍼스 저지에 나서겠습니다.


※시흥캠퍼스, 당신이 궁금해 하는 FAQs


Q. 시흥캠퍼스에는 구체적으로 무슨 시설이 생기나요?
A. 지난 5월 30일 서울대학교 이사회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르면 배곧신도시에 조성되는 시흥캠퍼스는 ‘전인교육형 기숙사’와 교직원아파트, 글로벌융합연구단지, 서울대학교 시흥병원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기숙형 대학(RC)은 2단계에 걸쳐 4000명 수용규모로 건설되며, 글로벌융합연구단지는 국내 스타트업 창업 및 중소기업 기술지원센터, 신에너지·웰빙·헬스케어 등 4차 산업 융합 연구개발센터 등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시흥시가 원했던 의료시설의 경우, 53,000㎡(16000평) 부지에 300병상 규모로 설립됩니다.


Q. 기숙형 대학(RC)에 관해 말이 많던데 정확히 뭘 한다는 거죠?
A. 공청회에서 본부는 RC가 “기숙사에서 공동체생활을 하며 전인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단계 RC 계획에서는 내외국인 학생이 함께 거주하는 20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설립하고 세미나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2단계에서는 기숙사 수용 인원을 4000명으로 늘리고 말하기와 글쓰기, 체육·외국어·의학교육 등 '전인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한다고 합니다. 이에 학생들은 신입생 의무 RC, 특정 단대/특정 학년 강제 이전의 가능성에 강력히 반발했으나, 이에 대해 본부는 한 번도 총장 명의의 책임 있는 약속을 한 적이 없습니다. 늘 “계획 없다”며 둘러댈 뿐입니다.


Q. 그러면 시흥캠퍼스는 언제 생기고, 개교하나요?
A. 시흥캠퍼스는 2018년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흥시청 배곧공사과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어떤 시설을 갖출지는 결정이 되었으나, 무엇부터 건설해서 단계적으로 사용하게 될지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Q. 본부가 시흥에서 국제화교육 한다고 하는데, 왜 굳이 시흥까지 가서 해야하죠?
A. 그러게요. 관악캠퍼스의 규모는 제2, 제3의 캠퍼스가 필요할 만큼 협소하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전체 면적은 620만 6,392㎡(2015년 기준)로 우리나라 대학 중 가장 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쓸 공간이 부족하다면 이는 무조건 양적인 팽창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공간이용실태를 점검할 일입니다.


Q. 돈이 많이 들 것 같은데... 시흥캠퍼스는 무슨 돈으로 짓는 것인가요?
A. 우선 시흥시와 한라건설이 최초비용 4500억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후의 운영 재정 계획입니다. 현재 본부는 시흥캠퍼스가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협력하여 자급자족’할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곧, 시흥캠퍼스 운영비를 기업으로부터 끌어다 쓰겠다는 말입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계획입니다. 비슷한 계획이었던 평창캠퍼스 역시 “산학협력을 통한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입주하기로 했던 기업 38개 중 실제 입주한 기업이 3개에 불과하며, 관악캠의 반도 넘는 드넓은 캠퍼스에 상주하는 전임교원도 7명뿐입니다. 서울대학교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진행 중이니 성급한 평가는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윤을 위해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포기하고 투기성 높은 팽창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음이 명백해 보입니다. 시흥캠퍼스도 이렇게 무작정 낙관 뒤 실패할 경우, 구성원(학생, 교직원 등)에게 그 부담이 등록금 인상과 인력 감축의 형태로 전가될 수 있습니다. 이미 본부는 시흥캠퍼스 운영에 등록금이 포함된 법인회계를 투입할 수 있다고 여지를 두기도 했습니다.


Q. 기업에 그렇게 많이 의존한다면 위험한 것 아닌가요?
A. 맞습니다. 시흥캠퍼스 계획은 기업과의 연계나 협력 정도를 넘어서서, 기업에 재정을 완전히 의존하는 계획입니다. 기업 유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시흥캠퍼스 운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구성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실제로 공격적인 기업 유치가 이루어졌을 때 학문이 자율성을 잃고 ’돈이 되는 연구‘에 치중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리라는 점 역시 우려스럽습니다. 기업에게 연구를 수주해 오지 않으면 운영될 수 없는 캠퍼스에서, 우리는 과연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나 상품성은 떨어져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문제에 대한 연구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뿐만 아니라 본부는 건물을 업체에 빌려줘서 받는 임대료인 ‘자산운용수익’으로 시흥캠 운영을 하겠다는데, 그 말은 곧 시흥캠퍼스 공간이 학생 자치나 교육을 우선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업체 대상 임대 우선으로 쓰일 것임을 의미합니다. 또한 업체들이 많이 들어오면 학내 상업화가 심각해지고, 학생들의 생활 물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실질적 등록금 인상이 되며 구성원에게 캠퍼스 운영비용을 전가하는 것이 됩니다.


Q: 그렇다면 학생사회는 지금까지 어떻게 대응해왔나요?
A: 시흥캠퍼스 계획이 처음 학생들에게 공개된 2013년, 학생사회는 천막투쟁을 통하여 본부와 시흥캠퍼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대화협의회를 얻어냈습니다.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난 2016년 4월, 학교가 다시 시흥캠퍼스 추진 계획을 총학생회에 공유하면서 시흥캠퍼스에 대한 학생사회의 대응이 재개되었습니다. 본부는 이에 시흥캠퍼스 계획 추진을 전제로, 시흥캠 계획의 세부 사항을 다루는 추진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보장해 주겠다고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본부가 ‘일단 도장을 찍겠다’며 6월에 시흥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중단 요구를 의결했습니다. 본부는 그러나 직후, 1년 만에 성사된 대화협의회에서 “실시협약을 체결하겠다”는 대응으로, 학생들의 결의안을 완전히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Q: 학생사회의 요구에, 본부가 전혀 책임감 있게 응답하지 않았군요.
A: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본부는 ‘형식적인’ 학생참여만 보장하겠다는 기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실시협약 저지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5월 30일 이사회는 실시협약 체결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본부는 자신들이 학생과 소통할 수 있다며, 시흥캠퍼스를 일단 추진할 것이니 본부가 차려주는 소통 테이블에 응하기나 하라고 말합니다. 여태까지 본부는 소통을 겉치레로만 해 왔을 뿐, 한번도 학생들이 요구한 것을 직접 계획에 반영한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은 한 번도 시흥캠퍼스 계획을 인정한 적이 없는데, 본부는 계획 추진을 전제로 학생들의 결의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 왜 추진을 기정 사실화하고 우리와 대화하자는 것입니까? 그것이 기만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이에 학생사회는 시흥캠퍼스 사안에 있어 더 이상 본부의 ‘소통’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얼마전 실시된 총조사에서 ‘시흥캠퍼스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는 총의를 모아냈습니다. 우리는 시흥캠퍼스 사안에 있어, 본부에게 중요한 것은 시흥시와 건설회사, 법인 서울대의 이권일 뿐, 학생들의 의견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기에 더 이상 본부를 믿지 않기로 선언한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 사회대 차원에서는 <시흥캠퍼스 대책TF>가 구성되어 매주 세미나와 학생 대응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또한 총학생회에서는 이번 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하 특별기구 <시흥캠퍼스 계획 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를 꾸려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사회의 움직임에 함께 합시다. 앞으로 전개될 전 관악 학우들의 대중적 행동에 참여합시다. 이로써 우리는 본부가 제시하는 피상적이고 기만적인 겉치레 소통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으로 뜻을 관철해 낼 것임을 보여줍시다.


제 34대 사회대 학생회 [피움]
사회대 시흥캠퍼스 학생대책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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