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드러낸 조국의 민낯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부정 논란에 대한 사회대 학생회 성명

 

 

 

조국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후보자와 관련된 다양한 부정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자녀의 입시와 장학금 수혜 과정에 부정히 개입하였다는 의혹, 둘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라는 공직자 신분을 이용한 사모펀드 투자로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 셋째, 일가 소유의 사학재단인 웅동학원의 부당한 경영과 관련된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사회적 특권층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녀에게 사회경제적 지위를 세습하고, 부정한 방식으로 돈을 모으고,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문제는 무엇 하나 빼놓을 것 없는 우리 사회의 중대한 문제이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싸며 제기되는 이 일련의 의혹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약자를 소외시키고, 청년층을 좌절시키고, 사회 계급을 고착화시키는 사회 병폐의 근원이요, 우리 조국의 민낯이다. 각 의혹에 대한 진실여부를 떠나서 수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조국 후보자의 부정 의혹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모두에게 가장 뼈아프면서도 수많은 이들을 공분케 했던 의혹은 바로 입시 부정을 통한 사회적 지위의 세습 의혹이다. 조국 후보자의 자녀는 부모의 지위와 인맥을 활용하여 평균적인 고등학생이라면 접근할 수 없는 수준의 활동 경력을 쌓았다. 핵심적으로 드러난 것은 논문작성과 관련된 사안이지만, 입시 과정 전반에 부모의 지위와 인맥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공정하리라 믿었던 입시 과정에도 사회적 특권층에 특혜가 주어져왔다는 사실에 청년은 분노하고 부모는 좌절한다.

 

 

중요한 지점은 이와 같은 입시 부정의 사례를 조국 후보자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국 후보자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에 대해 특권층의 자녀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인맥을 활용해 입시를 준비하는 건 당시 우리 사회의 관행이었다.’라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조국 후보자 역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자녀가 병리학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되었던 사실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하며, 당시 사회의 관행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입시 부정 의혹은 조국 개인의 일탈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우리 사회를 공분케 한 문제의 본질은 이 사회의 절차와 제도가 이미 조국 후보자로 대변되는 사회 특권층에게 유리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입시제도의 문제는 그동안 사회적 특권층에 돌아가는 부당한 이익이었다는 관점에서 사모펀드, 웅동학원의 문제와도 본질적으로 닮아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부의 축적,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 불평등 문제를 관통하는 본질이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현재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에 대하여 조속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는 이 문제를 바라볼 때 조국 개인에만 천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조국 후보자가 대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 특권계층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 맥락을 짚을 때, 현재의 시국에서 우리가 조국을 규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진다. 부정한 제도를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극 활용해 왔으면서, 법을 어기지 않았으니 무죄라고 주장하는 조국 후보자의 태도는 역설적이게도 스스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완전한 자격 상실임을 증명한다. 법은 법전의 문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더불어, 이를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실현시키기 위한 법조인의 양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절차적으로는 아무런 문제없다는 해명으로 스스로의 양심의 존재를 부정한 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법 개혁을 수행할 자격이 없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조국의 문제는 곧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이며, 부정한 사회경제적 세습을 일삼아온 기득권층 전반의 문제이다. 이는 역으로 현 시국을 읽어냄에 있어 불평등의 구조를 떼어 놓을 수 없음을 반증한다. 사회대 학생회는 현 시국에 대응하여, 조국 개인의 문제로 드러난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2019. 09. 02.

 

진보의 요람

관악 사회대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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