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합니다.

 

 

지난 8월 22일, 총학생회 게시판 we.snu.ac.kr 에 본부점거 해제 과정에서 총학생회와 본부가 진행한 “끝장토론” 속기록이 올라왔다. 공개된 속기록은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공유되었으며, 이와 관련된 학우들의 다양한 입장들 역시 토론됐다.

사회대학생회는 4차례의 단대운영위원회를 거쳐 이와 관련된 입장을 정립하기 위해 토론을 벌였다. 입장은 크게 두 개로 갈렸다. 하나는 총학생회가 학생총의를 위배했으며 사퇴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었다. ‘설립추진단 해체 후 재구성’이라는 발언은 일종의 이면협상이며 이 발언 자체가 총의를 자의적으로 축소하고 위배했다는 주장이다. 총학생회가 도덕성의 차원에서 큰 잘못을 했으며 협상속기록에 나온 내용을 종합했을 때 총학생회가 이후 투쟁을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그 입장의 논거였다.

반면 다른 단운위원들은 이번 협상속기록에서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총의를 위배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속기록의 내용은 법인화 투쟁의 과오로 봐야 하며 도덕적 비리, 즉 총의를 저버린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금 총학생회에 요구해야 하는 것은 사퇴보다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과문 발표 등의 행동이다. 이 입장에 선 단운위원들은 법인화투쟁의 전체적 관점에서 협상속기록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연장선상에서 9월 동맹휴업에 대한 실천적 진정성을 총학생회가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점거 해제 당시 사회대학생회는 별도의 입장서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내부평가문/토론회발제문 등을 통해서만 점거해제 과정이 당시 학우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지 못했으며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는 점을 비판한 바 있다. 2300 학우들을 대표하는 학생자치기구로서, 사회대학생회는 좀 더 명료한 입장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이 자리를 빌어 학우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수의 단운위원들은 협상속기록 사태에서 드러난 총학생회의 태도에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번 협상속기록이 학생들의 총의를 위배하지 않았으며 사퇴요구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9월 5일 열린 13차 단운위에서 최종 의결됐으며, 사퇴요구 대신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총학생회에 요구하는 것으로 이번 협상속기록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기로 했다.

왜 과/반의 대표자들이 이와 같은 판단을 내렸겠는가. 아직 법인화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9월 임시국회와 10월 국정감사라는 마지막 보루가 남아 있다. 그간 총학생회에 쏟아져 왔던 비판들이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다. 진정성을 보여 줄 것. 학우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쟁의 지도부가 되어줄 것. 그 때 비로소 9월 임시국회와 국정감사가 유의미한 법인화투쟁의 전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대학생회는, 총학생회 협상단의 협상 자리에서의 합당하지 않은 태도와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할 것을 요구한다. 학우들의 여론이 하나둘씩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학우들에게 다시 한 번 믿음을 줄 수 있는 총학생회 동지들의 결단을 기대한다.

 

 

 

 

 

 

진보의 요람, 29대 사회대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