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에서 2007년 사회과학대학 입학전형 응시생 학부모님께 드리는 말씀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학생들입니다. 앞으로 사회과학대학에 입학하게 될 자녀분과 학부모님께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고자 부족하나마 이 글을 드립니다.

 2006년 12월 21일, 서울대는 등록금을 전년 대비 신입생 최대 19%, 재학생 최대 9%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서울대에서 등록금을 한꺼번에 높은 비율로 인상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01년에서 2006년 사이에 서울대는 매년 낮게는 5.6%에서 높게는 13.5%까지 등록금을 인상시켜 왔으며, 그 결과 같은 기간 등록금은 처음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19% 인상안이 관철될 경우, 사회과학대학 신입생의 등록금은 입학금을 포함하여 26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는 이처럼 계속되는 등록금 폭등이 계층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주어져야 할 고등교육에 대한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학교당국은 등록금 인상이 학교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학교의 ‘발전’이란 고액의 등록금을 댈 수 있는 일부 계층을 위한 것이 될 뿐입니다.

 또한 저희는 서울대의 등록금 인상폭이 전국 각 대학의 등록금 인상에 있어 하나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가 서울대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파급력을 갖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의 등록금이 인상되면, 다른 국립대의 등록금도 그만큼 올라갈 뿐만 아니라, 사립대의 등록금은 더욱 인상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교육 기회에 대한 불평등을 확대시킬 것입니다.

 이처럼 서울대의 등록금 인상이 전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정은 매우 불투명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등록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기성회비인데, 기성회비를 책정하는 기구인 기성회는 서울대 재학생 학부모 전체로 구성되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기성회 이사가 누구인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선출되는지, 기성회 이사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각 기성회원은 의사결정과정에 전혀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학생들 또한 등록금 책정과정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못합니다. 학생은 교직원과 더불어 학교를 구성하는 하나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은 총학생회가 기성회 이사회에서 매년 단 한 차례 발언하는 것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조차도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투쟁에 따라 학교당국이 작년에야 마지못해 허용한 기회일 뿐, 그 발언은 어떠한 구속력도 갖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당국은 입학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등록금을 내야만 하는 신입생의 불리한 처지를 악용하여 매해 신입생에게 재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인상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는 이러한 현실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며, 교육 기회의 평등과 학교 운영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현실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본회에서는 앞으로 등록금의 동결 또는 인하, 기성회 이사회의 민주화, 학교 운영에 대한 학생 참여의 보장을 위해, 총학생회와의 협력 속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자녀분의 합격을 기원하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월 16일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