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오후 3시, 학교당국은 단과대학 학장단 회의를 열어 2007학년도 등록금을 전년 대비 신입생 12.7%, 재학생 5.4%, 평균 8.5%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은 수업료 및 입학금의 각 3% 인상, 기성회비의 신입생 14.7%, 재학생 5.8% 인상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 인상안이 그대로 관철된다면, 올해 사회대 새내기들은 작년에 비해 약 33만 원 인상된, 259만3천 원의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인상안은 일견 학교당국이 당초 발표했던 13.7%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학교당국은 “학교 재정이 극도로 어렵지만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 인상폭을 최대한 낮췄다”(국민일보 쿠키뉴스 1월 22일자, 「서울대 등록금 대폭 인상…학생측 “6년간 68% ↑”동결투쟁」)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당국의 이러한 주장은 기만에 불과합니다. 첫째, 학교당국은 기성회비를 앞으로 매년 재학생의 경우 경제성장률의 절반에 물가상승률을 합한 만큼 인상시키기로 했으며, 올해의 재학생 기성회비 5.8% 인상안도 그러한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즉 학교당국은 기성회비 인상률을 특정한 수준으로 책정해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학교당국은 재정상태가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지만, “2009학년도부터 입학정원 감축 영향이 사라지게 되므로 이때부터 갚아 나가기 시작해 이장무 총장 재임 중 모두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서울대의 재정상태는 학교당국의 주장과 달리 ‘극도로 악화’되지 않았으며, 올해 재정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입학정원 감축에 따른 일시적인 것일 뿐 곧 해소될 예정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학교당국은 계획보다 매우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사전에 언론에 흘리고, 계획된 인상률을 제시하면서 마치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등록금 인상률을 낮추어 준 것인 양 생색내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당국에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생색내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데에서도 드러납니다. 학장단 회의가 열리고 있던 시각에, 총학생회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운영위원들을 비롯한 50여 명의 학우들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고 학교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본부 행정관 앞에서 학장단 회의 참관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대화는커녕 굳게 닫힌 철문으로 응수하였고, 어떠한 담당자도 학우들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약속되었던 연석회의 공동의장들의 회의 참관 또한 묵살되었습니다. 학교당국은 같은 날 오후 5시에 교육환경개선협의회를 열어 학생대표들을 불러들였지만, 그 자리는 ‘협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결정된 인상안을 ‘통보’하는 자리였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올해의 등록금 인상안은 29일 오전 11시에 열릴 기성회 이사회에서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학교당국의 기만에 놀아나 기성회 이사회마저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와 우리의 새내기들은 터무니없이 올라버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들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에 연석회의는 같은 날 10시부터 본부 행정관 앞에서 등록금 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을 실질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부당한 현실, 대화가 거부되었다면 투쟁을 통해서라도 꼭 바꾸어 내도록 합시다. 학생들이 학교당국이 내라는 대로 돈을 내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 학교를 구성하는 당당한 하나의 주체라는 사실을 학교당국에 보여 줍시다.



2007년 1월 26일
진보의 요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